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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계열분리 후 처음으로 한진重에 선박 발주, “15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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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0-14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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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박재홍 기자= 한진해운이 15년 만에 처음으로 옛가족 한진중공업에게 선박 건조를 발주했다.

오너 형제간 갈등으로 비즈니스 관계마저 단절했던 한진해운과 한진중공업에 컨테이너선을 발주함으로써 범 한진가가 화해무드로 전환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까지 제기되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와 외신 보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최근 한진중공업과 92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급 컨테이너선 4척에 대한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선박은 파나마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한계치인 폭 32.2m 이상 되는 ‘포스트-파나막스(Post-Panamax)’급 대형 컨테이너선으로, 2010년 삼성중공업으로부터 인도 받은 ‘한진코리아’(1만TEU급), 2012년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한진 수호’(1만3100TEU급) 등에 이어 한진해운이 발주한 가장 큰 크기의 선박이다. 이들 선박은 한진중공업의 필리핀 수빅 조선소에서 건조를 담당하며 오는 2015년까지 인도할 예정이다. 척당 단가는 약 8000만달러 수준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선박은 한진그룹이 한진그룹에서 계열분리한 한진중공업에 사실상 처음으로 직접 발주한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한진그룹은 창업주 조중훈 회장 체제에서 4명의 아들에게 경영권을 승계하면서 장남 조양호 회장은 대한항공을 포함한 한진그룹을 둘째 조남호 회장은 1999년 한진중공업(한진건설 포함), 셋째 조수호 회장은 한진해운, 넷째 조정호 회장은 메리츠종금증권을 맡았으며, 한진중공업과 메리츠종금증권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 한진그룹 계열에서 분리돼 독립경영을 하고 있다.

하지만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갈등이 번지면서 4형제는 조양호 회장·조수호 회장과 조남호 회장·조정호 회장 등 양파로 갈라져 서로를 등지는 사이가 됐으며, 1999년 이후 한진해운은 한진중공업에 대한 선박 직접 발주를 중단한 채 선박 건조를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성동조선해양 등 경쟁사들에게 발주했다.

거래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07년 한진해운은 그리스 선주인 다나오스 쉬핑이 한진중공업에 발주하는 3400TEU급 신조 컨테이너선 5척을 최장 13년간 장기 용선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2000년 초에도 이같이 중간에 선사를 끼고 발주를 한 뒤 용선하는 방식으로 한진해운은 한진중공업의 선박을 운용한 바 있어 당시에도 오너 일가간 관계가 복원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한진중공업은 이후 부산 영도조선소에 불어닥친 노사 갈등으로 조업이 사실상 중단돼 더 이상 새로운 거래를 이어가지는 못했다.

이번 LOI 체결도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은 새로운 선박을 발주하기 위해 올 2분기말 한진중공업을 비롯해 국내 주요 조선사에 컨테이너선 건조 제안서를 보냈다. 사실상 공개 입찰을 통해 건조 가격을 낮추기 위한 시도였는데, 대부분의 조선사들이 한진해운측이 제시한 조건이 경제성이 없다고 판단한 반면, 조업 물량 확보가 시급한 한진중공업은 수빅 조선소에서의 건조를 제시하며 참여했다는 것이다.

한진해운도 비록 오너 리스크라는 우려가 있지만 한진중공업의 응찰안이 요구조건에 맞아 수용키로 하고 세부 협상을 개시하기 위해 LOI를 체결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한진해운측은 “LOI 체결 사실은 맞지만 한진중공업과 직접 계약을 체결할지, 다른 선주와 계약해 용선을 할지 여부는 협상을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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