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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 수직이 아닌 함께 가는 동반자의 마음으로 좀 더 나은 기업과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제약업계도 마찬가지다. 물품을 공급받는 제약사와 하청업계와의 관계부터, 약을 팔아야 하는 제약회사와 약을 처방하는 병원 의사와의 암묵적인 갑을 관계, 신생 바이오 업체와 대기업 제약사 등 다양한 형태의 수직 구조가 존재한다. 매년 리베이트 논란으로 몸살을 앓는 이유도 이러한 수직구조에 있다.
이런 제약 업계가 변하고 있다. 고질적인 갑·을 관계를 타파하고 병원과 제약사, 제약사와 협력업체 및 벤처기업이 상생을 위한 다양한 윈윈 전략을 펼치고 있다.
◆ 갑과 을이 아닌 상생 파트너로
대웅제약은 협력업체를 전략적 동반자로 여기고 서로 함께 발전하는 상생의 길을 개척하고 있다. 협력사의 문제점을 대웅제약 자체의 문제로 인식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고객의 클레임이 잦은 협력사의 경쟁력을 재고하고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협력업체 담당자와 정기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제품 방제 교육 등을 통해 문제를 진단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솔루션도 도입했다. 이러한 지속적인 관심과 개선을 통해 협력업체는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었고, 대웅제약은 더 좋은 품질의 자재를 납품 받을 수 있게 됐다.
실제로 대웅제약에 PVC(폴리염화비닐)·PVDC(염화비닐리덴 필름)를 재단·납품하는 D사는 지난해 대웅제약의 상생 컨설팅을 통해 크린룸과 카메라검수장치 등을 도입한 뒤 2011년 대비 지난해 매출이 30%나 증가했다. 이 업체의 자재에 대한 클레임도 발생하지 않아 대웅제약 역시 제품에 대한 원활한 생산이 가능해졌다.
플라스틱 용기를 납품하는 A사 또한 대웅제약의 관리 솔루션을 도입한 뒤 클레임 처리비용 감소 등으로 연간 7000만원을 절감했고 생산성이 20% 향상됐으며, 그 결과 용기품질이 향상됐다.
병원과 제약사 간 뿌리 깊은 갑·을 관계에도 변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 4월 대한병원협회(이하 병협)는 상생을 통한 국내 보건의료산업 발전을 위해 제약업계와 손을 잡았다.
병협은 회원 병원장과 주요 제약회사 최고경영인(CEO) 등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3년 대한병원협회장 초청 제약사 CEO 간담회’를 진행해 병원들이 제약사간 과당경쟁 방지에 협력해 줄 것과 병원·제약사 간 연구개발(R&D) 협력 강화 등 병원과 제약사 간의 상생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제약회사들은 연구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바이오 벤처 기업과 협력하는 상생 전략을 펼치고 있다.
국내 바이오 벤처 업계는 정부의 R&D 지원 정책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제약으로 인해 신약연구의 풀뿌리인 창의적인 벤처기업의 수가 적고 창업도 활발하지 않은 상황이다. 소수의 상위제약사를 제외한 중소제약사는 신약연구 역량이 취약해 파이프라인 공급의 허리역할 수행이 어려운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한독은 지난해 바이오 벤처 회사 제넥신에 163억원을 투자해 한번 투여로 효과가 지속되는 성장호르몬과 류마티스 관절염·암·골다공증 등 다양한 제품을 공동개발하고 있으며, 유한양행도 바이오업체 엔솔테크에 45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뛰어난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 벤처 기업이 늘고 있지만 연구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협력을 통해 바이오 벤처 기업은 안정적인 제품 개발 및 유통이 가능해지고 제약회사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잘할 수 있는 일로 사회공헌
제약기업들이 의약품 기부 등 단기적인 성과 위주로 보일 수 있는 사회공헌에서 탈피해 최근에는 지역주민과 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을 찾아 직접 해결해주는 '소통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NGO(비정부기구)와 함께하는 프로그램부터 일자리 창출까지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제약사의 특성을 살려 직접 소통을 도모하고 있다.
영국계 다국적 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2009년부터 국제구호단체인 기아대책과 함께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GSK는 1만원 이하인 임직원 월급의 자발적 기부를 통해 해피스마일펀드라는 후원금 시스템을 별도로 조성해 기아대책을 후원하고 있다.
또 2009년부터 전 세계 GSK 직원들이 참여하는 지역사회 봉사활동 프로그램 ‘펄스’를 운영해오고 있다.
한국마이팜제약은 지난해 유엔 사무국 내 공보국 소속 봉사단체인 유엔스포츠닥터스를 설립해 20억원을 후원했다.
유엔스포츠닥터스는 '꿈이 있는 사람에게는 희망을, 소외된 이웃에게는 나눔을' 이라는 신념으로 설립된 NGO로 의사들이 중심이 돼 스포츠 스타와 연예인들이 힘을 모아 소외계층을 위한 의료봉사와 예술·스포츠 꿈나무 후원을 실시하고 있다.
회사의 주력제품을 지역사회 공헌과 연계해 차별화 된 활동을 펼치는 제약회사도 있다.
한국노바티스 항암제사업부는 2009년부터 저소득 암환자들의 치료비 지원을 위한 ‘희망종자돈’ 기금 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다. 이 기금은 구세군과 함께 하는 연말 전시행사를 통해 모금된 금액과 한국노바티스의 후원금으로 조성된 기금이다. 이 기금을 통해 치료비 부담으로 고통 받는 저소득층 암환자에게 희망을 주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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