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11일 현 회장이 갖고 있던 동양증권 보통주 88만5608주가 장내에서 매각됐다. 현 회장이 담보로 맡겼던 주식을 채권자인 한국증권금융 등이 자금 회수를 위해 반대매매로 내놓았기 때문이다.
현 회장뿐 아니라 부인인 이혜경 부회장의 16만7503주와 현 회장 자녀인 정담(9만3549주)·승담(9만2818주)·경담(1만8349주)·행담(1만8349주)씨의 주식도 모두 팔렸다.
이에 따라 현 회장 가족이 보유한 동양증권 주식은 이 부회장의 3주를 빼고는 모두 다른 사람 손에 들어갔으며 현 회장 일가는 동양증권의 특수관계인에서 빠지게 됐다.
동양인터내셔널과 동양레저의 동양증권 지분율도 반대매매로 크게 낮아졌다. 동양인터내셔널과 동양레저는 동양 사태 이전에 동양증권 지분율이 각각 19.01%, 14.76%였으나 현재는 각각 14.93%, 12.13%으로 줄었다.
최근 처분된 현 회장 일가 지분과 합하면 동양증권 최대주주의 지분율은 기존 34.99%에서 27.74%로 7.25%포인트 낮아졌다.
다만 이번 주식 매도로 현 회장의 동양증권에 대한 지배력이 당장 없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동양증권의 주요 주주인 동양인터내셔날과 동양레저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모든 채권·채무 관계가 정지됐고 이에 따라 동양증권 주식이 반대매매로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없어졌다.
동양증권의 운명은 법원의 손으로 넘어가게 된 셈이다. 법원을 결정에 따라 동양인터내셔날과 동양레저가 보유 주식을 다른 기업에 매각하게 된다면 동양증권의 주인이 바뀔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증권사 매물이 10여개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와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법원이 동양그룹의 법정관리를 받아들이면서 동양그룹이 안정적으로 자산을 매각하는 것이 투자자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길이 됐다"며 "동양증권의 미래도 법원 주도로 이뤄지는 동양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결정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동양증권 주식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도 있다. 주가가 이미 바닥권을 형성하고 있고 향후 M&A 호재가 나오면 주가가 오를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실제 동양증권 주가는 지난 10일 2125원으로 떨어진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법원이 동양과 동양레저 등 5개 그룹 계열사의 법정관리를 결정했다는 소식이 나온 17일 오전 10시에는 주가가 9.33%나 급등하면서 결국 전거래일보다 1.74% 오른 2345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동양증권의 지분 매각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당장 동양증권 주가가 크게 오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동양증권이 언제 누구에게 팔릴지 아직 아무도 알 수 없고, 불완전판매 문제의 후폭풍이 얼마나 거셀지 모르는 상황에서 동양증권에 대한 투자는 위험도가 매우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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