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는 23일 경기도 성남시에서 열린 한국 반도체 회관 입주식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반도체 산업 재도약 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전략은 '성장 정체의 덫'에 걸린 반도체 산업을 한국 경제의 주된 성장 동력으로 다시 육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 80년대 말 세계 시장을 석권하다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고, 주력산업으로 반도체, 정보통신(IT) 및 전자 산업 등을 한국 경제의 주된 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복안이다.
재도약 전략의 주요 정책과제로는 △한국형 모바일 CPU코어 개발 △450㎜ 장비 개발 △수입의존형 SoC 국산화 △미래 반도체 핵심기술 개발 △장비 기업 테스트 인프라 구축 △5대 소재ㆍ10대 부품 개발 △해외 진출 및 인력 양성 등이다.
◆한국형 모바일 CPU코어 개발
산업부는 올해부터 산ㆍ학ㆍ연 공동으로 한국형 모바일 CPU코어 개발에 착수키로 했다. 이는 모바일용 반도체 생산 급증으로 칩 설계의 기본이 되는 CPU코어 로열티 비용이 늘면서 비용 부담이 가중되는 현실을 감안한 것이다.
실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기능블록인 모바일 CPU코어의 로열티는 지난 2008년 1800억원대에서 지난해 3500억원대로 늘어났다. 이런 점을 감안해 산업부는 산·학·연과 공동으로 내년 CPU코어 국산화 로드맵을 도출해 관련 기술개발과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또 현행 300㎜ 웨이퍼를 대체할 450㎜ 웨이퍼용 대구경 장비 개발을 위해 인텔·TSMC·IBM 등 5개사의 개발 프로그램(G450C)에 국내 장비업체를 참여시켜 선제적 기술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올해는 시범적으로 1개 분야(Asher)를 선정하고 내년 이후 주요 공정장비 분야별로 참여 기업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SoC 국산화
수입의존도가 높은 주요 SoC의 국산화율 제고를 위해서는 팹리스·수요기업 간 공동 개발 과제를 추진키로 했다. 이를 위해 'K-칩(chip)' 프로젝트를 가동해 RFIC, DTV 멀티미디어칩, 이미지센서 등을 발굴·개발할 방침이다. 중소기업 개발 제품의 평가 검증 인프라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소자기업과 중소 장비 기업 간 '버추얼 팹'을 구축해 장비 공유 및 공동 기술개발을 촉진키로 했다.
아울러 미래 반도체 핵심기술 개발을 위해 정부·기업은 투자자로, 대학·연구소는 연구개발자로 각각 참여하는 새로운 형태의 R&D 프로그램(미국 SRC모델)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 4월 산업부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6개 수요기업 간 투자협력 MOU 체결로 50억원이 1차로 투입된 바 있다.
이 밖에 수입시장 규모가 크고 국산화율이 낮으며 기술적 파급효과가 큰 반도체 분야 '5대 소재'와 '10대 부품' 개발도 추진한다. 올해부터 우선 블랭크마스크 등 3개 소재 개발을 지원(45억원)하고, 향후 5년 동안 10대 핵심 부품 개발에 15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전략을 통해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의 위상을 굳건히 유지하겠다"며 "오는 2025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및 장비·소재의 시장점유율을 확대함으로써 시장을 선도하는 최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반도체 전체 14.7%, 메모리 52.2%(D램 65.7%, 낸드 48.3%)이지만 시스템 반도체는 6.1%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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