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사진=이형석 기자)
아주경제 박현준 기자=“오라클·애플 등도 초기에 소수로 구성된 팀에서 출발했다.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에게 우수한 팀원과 그들이 제약을 받지 않고 역량을 펼칠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하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스타트업의 성공 조건으로 팀원과 환경을 꼽았다. 결국 사람과 마음껏 일할 수 있는 기업 문화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슈미트 회장은 31일 서울대학교 문화관에서 학생들과 스타트업 관계자들과 함께 ‘How to Prepare for What’s Next’ (다음을 준비하는 방법)를 주제로 특별 대담을 진행했다.
이날 대담은 ‘글로벌 K-스타트업 프로그램 2013’에서 선발된 5개의 스타트업과 일반 청중으로부터 질문을 받아 슈미트 회장이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오른쪽)이 대담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기자)
지속 가능한 스타트업을 위해 필요한 것을 묻는 질문에 슈미트 회장은 “어떤 기업도 한 사람의 힘으로 성공한 곳은 없다”며 “스타트업이 좋은 팀으로 시작된 것에는 예외가 없다”며 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팀원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약을 가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슈미트 회장은 “한국은 대체적으로 위계질서가 강하다”며 “더 많은 다양성과 여성의 참여, 아래에서 위로 향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사용자 확보와 수익 추구라는 가치 중 많은 사용자를 빠르게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도 초기에는 수익이 없었지만 많은 사용자를 확보한 지금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며 “콘텐츠 제공자 측면에서는 기본적으로 사용자를 확보하고 수익을 창출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슈미트 회장은 벤처캐피털 등 투자자를 향해 “스타트업이 유동성을 갖추기까지 7~10년이 걸린다”며 “장기적인 비전과 안목을 가진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더 나이가 들고 직장을 다니고 가족이 생기면 지금만큼의 열정이 생기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아이디어를 내고 주위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설득해보라”고 조언했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대답이 열린 서울대 문화관 강연장 전경.(사진=이형석 기자)
이날 서울대 문화관에는 슈미트 회장을 보려는 학생들과 취재진, 일반인까지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주최 측에서 준비한 200대의 통역기는 일찌감치 동이 났지만 관람객들은 계단에 앉거나 강의실 밖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서서 대담을 시청하며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한편 슈미트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을 방문해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신종균 삼성전자 IM 담당 사장 등과 만났다.
약 1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으며 대화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서울대 대담에서 그는 “삼성, LG 등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은 그동안 좋은 결과를 얻었다”며 “구글은 (인수한) 모토로라를 포함해 모두와 공존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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