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무료 현장진단 실시…분쟁 해소되나?

층간소음 민원의 37%가 '동절기' 집중

<그래프=환경공단 제공>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 서울 소재 아파트에 거주하는 A씨는 지난해 3월 매일 새벽 2~3시경 위층에서 들리는 망치소리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위층 할아버지가 걸어 다니는 발자국 소리와 대화소리까지 들리는 등 참다못한 A씨가 층간소음 현장진단을 요청했지만 예상과는 달랐다. 위층사람의 인위적인 소음 발생이 아닌 보일러 배관 타격음이란 진단 때문. 위·아랫집은 보일러 수리를 실시하자 거짓말처럼 층간소음이 사라졌다.

# 경기도 아파트에 사는 B씨도 동절기인 3월경 위층에서 들려오는 피아노소리에 노이로제가 걸릴 지경이었다. 위층 피아노소리로 인한 스트레스로 신경안정제를 복용하던 B씨는 층간소음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 환경공단의 현장진단을 통해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었다. 피아노 소음을 줄일 수 있는 방음장치와 연습 시간 조정 등 위층 및 아래층 거주자의 적극적인 수용의지로 해결점을 찾을 수 있었다.

3일 환경부에 따르면 한국환경공단이 2012년 10월~2013년 9월 중 발생한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 민원접수를 분석한 결과 층간소음 민원의 37%가 11월~2월 동절기에 집중됐다.

해당 기간 동안의 동절기 층간소음 민원접수를 보면 1년 총 1만3427건의 민원 중 5023건이 집중됐다. 특히 현장진단·측정서비스도 총 2676건 중 동절기에 1068건(약 40%)이 접수됐다. 

이는 연말행사나 추운 날씨 등의 영향으로 실내 활동이 많아지고 난방을 위해 창문을 닫고 지내는 등 동절기 층간소음 문제가 더욱 심해지는 양상을 보인다는 게 환경공단 측의 설명이다.

따라서 환경부는 이웃사이센터 등 각 지역본부 통해 수도권은 물론 5대 광역시에도 신속한 층간소음 현장진단·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이웃사이센터에서는 관리사무소와 센터, 위·아래층 각 당사자가 참여하는 4자 대화를 실시하고 있어 오해로 빚어진 참극을 피할 수 있다.

층간소음 발생은 아이들 뛰는 소리와 발걸음 소리(73%), 망치질과 같은 쿵하는 소리(4.6%), 가구 끄는 소리(2.3%) 등이 주요원인이다. 또 양쪽 집의 보일러 배관 문제도 배제할 수 없어 진단 후 청소 등을 권고하고 있다.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를 통한 갈등 해소, 분쟁 조정 서비스 외에도 환경공단은 소음저감용 슬리퍼, 소음방지패드 및 매트 등 소음저감 용품 제공·설치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도 공동주택 층간소음 해결을 위해 500세대 이상 아파트를 대상으로 ‘공동주택 층간소음 집중관리 서비스’도 실시 중이다. 집중관리 서비스는 단지 특성에 맞는 관리규약 제정과 관리위원회 결성을 지원하고 운영교육이 병행된다.

환경공단 관계자는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의 분쟁 해결 서비스를 기존 수도권 지역은 물론, 지난 9월부터 공동주택이 상대적으로 많은 부산, 광주, 대구, 울산, 대전 등 5대 광역시로 확대해 시행하고 있다”며 “다가오는 동절기에 대비해 아이들에 대한 층간소음 저감 교육을 하는 등 주민들 스스로 소음의 발생원에 대한 세심한 관리와 이웃에 대한 배려를 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