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카메라에 잡힌 운석 충돌 장면. 극지연구소는 지상 27km 지점(B와 C 사이)에서 공중폭발이 일어났다고 7일 설명했다.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한국해양연구원 부설 극지연구소가 지난 2월 15일 러시아 첼랴빈스크 상공에서 공중폭발한 소행성체에 대한 정체를 밝혀냈다.
극지연구소는 첼랴빈스크 소행성체 분석을 위한 연구 컨소시엄에 참여한 이종익 책임연구원의 논문이 사이언스지에 게재됐다고 7일 밝혔다.
극지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연구결과는 극지연구소가 2006년부터 가동 중인 레이저불화방식 산소동위원소 분석기를 이용한 것으로 우리나라의 운석 분석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연구를 시작한지 7년만의 성과"라고 말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 운석은 철과 금속 함량이 적은 LL(low iron, low metal) 타입의 콘드라이트였으며 지름 약 20m, 총 중량 1만3000t 크기로 러시아 첼랴빈스크 상공 27㎞에서 폭발했다. 폭발 당시 위력은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약 40배에 해당하는 590kT였으며 1600여명이 부상하고 건물 7000여 채가 파손됐다.
이 정도 소행성체의 충돌은 1908년 시베리아 퉁구스카에 충돌한 운석 이후 약 100년 만이며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에 떨어진 운석 충돌보다 약 100배의 위력을 가진다.
첼랴빈스크 소행성체는 철과 금속의 함량이 적은 LL 타입의 콘드라이트 구조로 이뤄졌다. 내부가 많이 쪼개진 상태여서 공중폭발한 것으로 밝혀졌다.
첼랴빈스크 일대에 떨어진 파편은 현재까지 5000㎏ 가까이 회수됐다.
파편의 절대연령을 측정한 결과 태양계가 형성된 이후 약 1억년 뒤인 44억5200만년 전 화성과 목성 사이의 소행성대에서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극지연구소 관계자는 "첼랴빈스크 소행성체는 이후 약 120만년 전 모천체에서 분리돼 우주공간을 떠돌다가 올해 2월 15일 지구와 충돌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극지연구소는 6차례에 걸친 남극 운석 탐사를 통해 180여개의 남극 운석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이태리, 일본, 중국 등과 함께 운석을 연구하고 있는 세계 5대 연구 기관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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