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남궁진웅 기자]
최근 서울 충정로에 위치한 아주경제에서 회색 페도라에 블랙 의상을 매치한 이준을 만났다. “어떤 마음으로 작품에 임했느냐”라고 묻자 “욕을 먹을 각오를 했다. 경험도 없을 뿐 아니라 가수 겸 배우이기 때문에 대중들이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본전만 해도 욕을 먹을 것 같았다”면서 “열심히 하고 또 열심히 해야 대중들이 예쁘게 봐주실 거라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부끄러웠어요. 집이 아닌 곳에서 옷을 벗으면 당연히 부끄럽지 않을까요?(웃음) 그런데 사실 그런 부끄러움보다 베드신을 연기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어요. 연인인 성인 남녀가 사랑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서 감정 조절을 해가며 연기를 해야 했으니까요. 대사가 있긴 했지만 동작으로 표현하는 게 쉽지가 않더라고요.”
이준은 배우는 배우다를 통해 다양한 감정선을 연기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연기는 해야한다는 안하무인의 단역배우부터 톱스타가 된 이후 추락하며 오열하는 장면까지 이준의 연기는 강렬했다. 평소 파격적인 작품으로 전세계인들을 깜짝 놀라게 만드는 김기덕 감독이 시나리오를 썼기에 분명 아이돌 가수에게는 부담스러운 배역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느낌이 왔다”는 그는 “상업영화이면서도 독립영화 느낌이 들어 정말 좋았다”며 “시나리오가 주는 강렬함이 좋았다”며 자신의 선택에 후회가 없음을 밝혔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끝으로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로 “어떤 평을 내려도 좋으니 영화를 볼 때만큼은 그냥 영화를 즐겨 주셨으면 좋겠다. 영화가 끝나고 난 뒤 저에 대한 비평은 달게 받겠다. 부디 상영시간 동안에는 편하게 즐겨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공식통계에 따르면 배우는 배우다는 13일 마지막 한 개관을 끝으로 종영됐다. 발권통계 전국 11만1909명이 관람했다.
성적만 놓고 본다면 다른 영화들에 비해 초라하다. 그러나 하루 최대 스크린수가 297개에 상영횟수가 1611회였음을 감안한다면 이 수치는 결코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이준의 차기작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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