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강대강 대치가 가파르게 흘러가고 있고, 북한의 ‘불바다’ 위협까지 가세하면서 정국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선뜻 해법을 내놓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사제단 미사라는 외부 변수까지 등장해 이번 주부터 본격 시작되는 여야의 입법·예산전쟁이 뒷전에 밀리는 형국이다.
지난 22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사제들은 시국 미사에서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고,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이 한미군사훈련 때문에 발생했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격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반면 민주당은 박 대통령 퇴진 요구와 관련해 "기본적으로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이 어느 측면에서는 자초한 일"이라고 사제단의 입장을 옹호하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박 대통령은 주말 동안 일정을 비우고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놓고 고심했다. 북한의 '청와대 불바다' 위협에 대해서는 주말 내내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을 중심으로 북한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박 대통령은 지난 주 내 이들 후보자들에 대한 정식 임명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앞으로 국회 동의가 필요한 감사원장 임명 문제도 있어 임명을 강행하기 보다는 여야간 협의 결과를 지켜보는 쪽으로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불법 유출 등 굵직굵직한 수사들이 진행중인 만큼 하루빨리 검찰조직을 정상화시키고, 기초연금이 조만간 국회에서 논의되는 것을 감안하면서 시급한 복지공약을 위해선 수장의 공백을 서둘러 메꿔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 때문에 국회 협의 절차를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는 입장이어서 이르면 이번 주 초 두 후보자에 대한 정식 임명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
박 대통령은 집권 첫해를 한달 가량 남겨둔 상황에서 연말까지는 새해 예산안과 경제활성화를 위한 민생 법안 처리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24일 “박 대통령은 올해 남은 기간 동안 경제 문제 해결에 집중할 것”이라며 “창조경제 구현과 일자리 창출 등 민생과 밀접한 현안을 풀어내는 데 국정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국회에서 경제활성화를 위한 법안들이 제때 처리되지 않는다면 취임 첫 해의 성과는 무색해질 뿐 아니라 집권 2년차로 접어드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 운영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우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치권과 다각적으로 접촉하면서 법안 처리를 위한 설득 작업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유관 정부부처별로 법안 처리 필요성을 적극 알리고 국회의 협조를 구하는 작업을 독려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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