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남자들의 착각 이유가 뭘까? 김형경의 '남자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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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1-27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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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1. 한번 웃어줬더니 자기 좋아하는 줄 착각하는 남자(25%)
2. 수천번 얘기해도 양말 뒤집어 벗어놓는 남자(20%)
3. 여친이랑 길 걸으면서 오만 여자 다 스캔하는 남자(19%)
4. 술만 마시면 구여친 드립하는 남자(14%)
5. 아내가 먼저 승진했다고 속상해하는 남자(8%)
6. 밥 먹으면서 한마디도 안하는 아버지와 아들(8%)
7. 카메라 모으다가 이젠 자전거에 빠진 남자(5%)

‘도무지 알 수 없는 남자 베스트 7’이다. 남자라면 한두번, 혹은 일곱번 모두 속으로 뜨끔해할 순위다.

 출판사 창비가 김형경의 신작 에세이 '남자를 위하여'출간을 계기로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3500명)결과다.

 남자들의 착각 이유가 뭘까?

“웨이트리스는 당신에게 마음이 있는 게 아니다.” (…) 남자들이 웨이트리스가 웃기만 해도 자기를 좋아한다고 착각하여, 주문을 받은 후 멀어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녀와 사랑의 도피행을 꿈꾼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실제로 까페나 식당에 가면 남자 손님들은 주문받으러 온 여종업원의 낯빛을 유심히 바라보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 남자들이 그토록 유혹에 약한 이유는 그들이 치명적 나르시시스트이기 때문이다. (184~85쪽)

 소설가 김형경의 '남자를 위하여'는  이러한 남자의 심리를 '여자의 유혹에 약하게 진화되어' 온 진화심리학과 '남자의 나르시시즘', 미국 저널리스트 로저 로젠블랫의 저서 등을 통해 흥미롭게 설명한다. 

여자도 모르고, 남자 역시 잘 몰랐던 남자 이야기다. (책 제목에는 '여자가 알아야 할 남자 이야기'라는 부제가 달렸다.) 

 "술을 따라주는 것이 안부를 묻는 일이고, 술잔을 서로 부딪치면서 상대를 위로하고, 각자 자기 잔의 술을 마시면서 슬픔을 느낀다. 술자리에 마주앉기, 함께 술 마시기, 함께 취하기, 그 모든 것을 뭉뚱그려서 남자는 위로라고 생각한다."

왜?

"그들은 서로를 위로하는 말을 할 줄 모르고, 상대방을 감싸안아 편안하게 해주는 행동을 할 줄 모른다. 술자리는 그 자체로 남자들이 감정을 표현하는 중요한 방식이다. 그들은 슬프다고 말하는 대신 술을 마시고, 기쁘다고 말하는 대신 노래방에 가서 큰 소리로 노래 부른다. 우리나라 특산품인 '폭탄주'의 이름은 그 술잔을 돌릴 때 남자들 내면에서 튀어나오는 것들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훌륭한 은유이다. (98~99쪽)

  저자는 해박한 심리학적 식견과 특유의 통찰로 남성들의 내면과 남녀 관계를 날카롭게 들여다본다. 남녀가 서로에게 느끼는 불편한 감정들은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니며, 먼저 너그러운 마음으로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이해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함께 고민할 것을 제안한다. 

 주변의 남자들에게 상처받은 여자들, 자신의 마음을 알 수 없어 불편해하는 남자들에게 온기를 넣어준다. 1만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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