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휴면카드 장려하는 시중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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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2-01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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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부 장슬기 기자.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기자는 최근 전세자금 마련을 위해 A시중은행을 찾았다. 대출에 필요한 각종 절차를 거치고, 신용등급을 확인한 후 한도와 금리를 확인했다.

모든 절차가 끝나자, 은행 직원은 금리를 약 1%포인트 줄이려면 신용카드를 만들어야 한다고 권유했다. 

이미 사용중인 신용카드가 있다고 대답하자, 직원은 "일단 만들기만 하면 안쓰셔도 상관없다"는 반강제적 권유를 이어갔다. '일단 만들어 놓으면 언젠가 쓸 것 아니냐'는 속내가 담겨 있는 듯 하기도 했다.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매달 대출 이자를 내야하는 빠듯한 형편인 기자에겐 약 1%포인트의 금리도 아까운 순간이다. 울며 겨자먹기로 A시중은행의 계열 카드사가 최근 출시한 신용카드를 만들었다.

당연히 그 신용카드는 방구석 어딘가에 쳐박혀 있는 '장롱카드' 신세가 됐다. 기존에 사용하던 신용카드가 있기 때문에, 억지로 만든 이 신상 카드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

일명 '꺾기'로 불리는 이같은 은행들의 관행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미 금융당국에서는 은행의 꺾기를 엄중처벌한다고 엄포를 놓았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은행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관행을 이어간다.

휴면카드를 줄이는 것도 당국이 추진하는 과제 중 하나다. 휴면카드는 가입자가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카드로, 장롱에 놓여진 채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만 유발한다고 해 일명 장롱카드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대출자들의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하며 불필요한 신용카드 가입을 강요하는 은행들의 행태는 당국의 정책과 완벽하게 엇박자를 낸다.

금융권 곳곳에서 대내외적 악재로 수익 악화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이같은 꼼수로 인해 그 목소리에 진실성이 실리지 않기도 한다.

특히 소비자들의 불안한 심리를 이용한 관행은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 이는 비 올때 구멍난 우산을 주는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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