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예산안 처리 ‘11년째’ 법정시한 초과 불명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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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2-0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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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치 장기화 속 헌정사상 첫 ‘준예산 편성’ 우려 고조
새누리, 예산안 직권상정 시사…민주, 국회 보이콧 초강수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국회가 새해 예산안 처리의 법정시한(12월 2일)을 11년 연속 지키지 못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법정시한을 하루 남긴 1일 현재까지 예산안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심의는 커녕 상정조차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헌정 사상 처음으로 해를 넘겨 예산안을 처리한 데 이어 올해는 역시 헌정 사상 최초의 ‘준예산 편성’이라는 또다른 ‘신기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더군다나 제1야당인 민주당이 새누리당의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인준 강행에 반발해 국회 의사일정을 전면 거부하고 있어 국회 운영이 언제쯤 정상화될지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민주당은 대체로 이달 말을 예산안 통과 시점으로 잡고 있는 분위기다.
 
만약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3일 예정된 국무회의 이전에 황 감사원장 후보자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를 모두 임명하다면 민주당의 투쟁 강도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대적으로 ‘비둘기파’인 민주당 김한길 대표조차 “내 직을 걸고 투쟁을 이끌겠다”고 선언한 만큼 쉽사리 물러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예산안 심의에 복귀하지 않는다면 예산안의 예결특위 단독상정·심의도 불사하겠다며 대야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툭하면 몽니를 부리는 민주당에 국민은 지칠대로 지쳐 있다”면서 “새누리당은 예산안 법정처리 기일인 12월 2일부터는 단독으로라도 예산안 심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일이 헌법에 정한대로 예산을 통과시켜야 하는 날인데 아직 예산안이 예결위에 상정도 안 되고 있는 상태에서 법정 시한 경과를 맞이할 수는 없지 않느냐”면서 “더 이상 (예산안 상정을) 끄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고 야당의 협조를 촉구했다.
 
최 원내대표는 “야당을 최대한 설득하겠지만 내일 당장 상정한다고 해도 통과시키는 건 아닌 만큼 심의 절차에는 협조를 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새누리당도 새 정부 첫 정기국회에서 예산안 처리가 지연되고 주요 과제의 입법화에도 실패할 경우, 정치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강창희 국회의장은 지난달 25일 각 상임위원회의 예산 심의기일을 ‘11월 29일’로 이미 지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 소속 이군현 예결위원장은 2일 전체회의를 열고 예산안을 직권상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예결위는 당초 오는 5일까지 대정부 종합정책질의를 진행한 뒤 9일부터 예산안 조정소위를 가동하기로 했지만 정책질의 첫날과 둘째날 모두 민주당의 불참 속에 파행했다.
 
강 의장은 예산안이 예결위에 상정된 뒤에도 민주당이 심의를 계속 거부할 경우, 준예산 사태를 막기 위해 예결위에 대해서도 일정 시한까지 심사를 마치라는 ‘심사 기일’을 지정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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