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마지막 최측근이었던 추성엽 (주)STX 대표이사 사장까지 떠나보내며 혹독한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배임 혐의로 채권단에 의해 고발 당하는 등 여전히 그의 앞에 놓인 길은 안갯속이다.
강 회장과 추 사장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됐던 (주)STX는 추 사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자리에서 물러나 강 회장 단독 대표체제로 전환됐다고 4일 밝혔다.
추 사장은 지난 27과 29일 열린 사채권단집회에서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한 책임을 지고 퇴사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집회 과정에서도 일부 참석자들로부터 경영진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는 소문도 전해지고 있다.
추 사장이 물러남에 따라 ‘포스트 강덕수’로 불리며 STX그룹 성장을 주도했던 강 회장의 ‘동지’들은 모두 그룹 경영에서 손을 땠다. 이종철 부회장과 홍경진 부회장, 김대유 사장, 배선령 사장, 추 사장, 서충일 사장, 유천일 부사장 등은 한 때 강 회장의 뒤를 이을 STX그룹 후계자로 불리었던 인물들이다.
또한 강 회장이 그룹 신사업과 기획 부문 강화를 위해 외붕에서 영입했던 고위 공직자 출신 인사 3인방, 즉 이희범 회장과 신철식 부회장, 이병호 사장도 올초 경영이 어려워지자 용퇴했다.
모든 측근을 떠나보낸 강 회장은 처음 맨손으로 STX그룹을 출범시켰던 2001년 당시의 상황으로 되돌아갔다. 현재 그는 (주)STX 대표이사와 STX엔진 이사회 의장직만을 맡고 있다. 오는 20일 열리는 추가 사채권자집회에서 출자전환 안건이 최종 통과되면 (주)STX는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해 기사회생할 수 있다.
하지만 강 회장의 앞길은 아직도 걸림돌이 많다. 이날 산업은행 등 STX그룹 채권단이 강덕수 STX 회장(사진)을 배임 혐의로 고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9년 말 오키나와 미군기지의 괌 이전공사 관련한 노동자 임시숙소 건설 및 임대사업 사업 계획에 STX중공업이 대출보증을 서 550여억원의 자금을 추가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다.
당시 책임자는 이찬우 전 STX중공업 대표이사였으나 강 회장이 실질적으로 의사결정에 관여해 손실을 입혔는지 검찰이 수사해야 한다는 것이 채권단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STX측은 “강 회장은 당시 STX건설 대주주로 법적으로 STX중공업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없고 이사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으나, 채권단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