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가 인사 때 상대적으로 단기성과에 치중했다면 한국투자증권은 장기적인 역량에 중점을 두고 인력을 중용한 덕분에 업계 최상위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는 평가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에 속한 전체 임원 33명은 9월 말 기준 평균 재직기간이 4년 11개월로 5년에 육박했다.
김남구 한국투자증권 부회장을 비롯해 유상호 사장, 이강행 경영기획본부장, 심승진 강북지역본부장, 문진호 초고액자산군(HNW) 본부장, 이병호 정보기술(IT)본부장, 오우택 리스크관리본부장 등 7명만 보면 평균 8년 8개월째 일하고 있다.
특히 유 사장은 지난 6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1년 연임을 확정, 지난 2007년 사장 취임 후 7년 연임에 성공했다. 이는 증권업게에서 최장수 사장 기록이다.
반면 다른 대형 증권사 임원 재직기간은 평균 2~3년에 머물고 있다. 지난 9월 말 기준 우리투자증권은 임원 28명 평균 재직 기간이 약 2년 11개월 정도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투자증권은 대형 증권사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실적을 시현하고 있다"며 "2분기(7~9월) 투자은행(IB)부문 수익점유율이 가장 높았고 위탁매매수수료 수입도 삼성증권 수준에 근접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이 회계연도상 상반기(4~9월) 거둔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694억900만원, 584억6500만원에 달했다. 위탁매매 점유율은 작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다. 같은 기간 IB부문 수익은 279억원으로 32.3% 늘었다.
업계는 한국투자증권 호실적 배경 가운데 하나로 경영문화를 꼽는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이 좋은 실적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모회사가 유 사장을 비롯해 임원과 직원들을 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이라며 "대부분 증권사는 단기 성과주의를 중시해 임원들이 새로운 수익 사업에 나서지 못하고 기존 사업만 답습하는 악순환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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