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경제상황을 감안해 시장에서는 이달 기준금리도 동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소 엇갈린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와 노무라 등 해외 주요 IB들은 한은이 당분간 금리를 묶어둘 것으로 전망했다. HSBC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경기부양을 위해 한은의 상반기 기준금리는 2.50%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한은 금통위는 올해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과 관련해 "기준금리는 성장세 회복이 지속되도록 지원하는 가운데 중기적 시계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 범위 내에서 유지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운용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한은이 물가안정에서 경기부양으로 통화정책 초점을 변경한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시행과 세계 경기 개선세로 금리를 낮출 필요성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그러나 원화강세와 엔저 등 환율이 요동치고 저물가가 지속되는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어 금리를 올리기도 애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올해 상반기까지 금리를 묶어둘 것이라는 의견이 대다수다. 그러나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다소 의견이 엇갈린다.
골드만삭스나 노무라는 경기회복에 따라 한은이 올해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기준금리를 0.50%포인트나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이승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에 비해 다소 낙관적인 한은의 경기인식을 감안할 때 기준금리는 올해 연말까지 동결될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면서 "국내 GDP갭(잠재 GDP와 실질GDP 간 격차)이 마이너스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과 정책당국이 엔화 대비 원화 절상 속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기준금리 인상은 현 시점에서 택하기 어려운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올해 물가 상승 압력이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 미국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이나 외부 충격에 의한 금리 상승 가능성도 낮을 것으로 예상돼 현 상황이 오래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IB들도 저물가 지속, 한은 신임총재 취임 관련 불확실성 등으로 금리 인상 시기가 지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중수 한은 총재의 임기는 올해 3월말이면 끝난다. 시장에서는 차기 총재로 친정부성향의 인사가 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어, 향후 통화정책 변화를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일각에서는 유례없는 저물가 지속에 따라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관측도 있다.
유진투자선물의 김대형 연구원은 "올해 정부와 한은의 재정 및 통화정책 방향은 경기부양과 저인플레이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라며 "이는 디플레이션 혹은 더딘 경기회복속도에 대한 우려를 강조했다고 판단돼, 올해 1분기 내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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