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명석의 배 이야기>중국의 1만800TEU급 컨선? 한국보다는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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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1-05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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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14일 대우조선해양 옥포 조선소에서 명명식을 마친 뒤 양사 관계자들이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지난해에는 세계 최대 크기의 1만80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급 컨테이너선이 인도식을 가진 것을 비롯해 한국과 중국에 동급 선박의 발주가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세계 최대 선사인 AP몰러 머스크가 지난 2011년 첫 발주한 뒤 해운시장 회복 전망에 맞춰 사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중동과 중동 선사들이 잇따라 동급 선박을 발주한 것으로, 올해에도 추가 발주가 진행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만800TEU급 컨테이너선의 건조를 맡은 조선사는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등 2개의 한국업체 이외에 중국 최대 국영조선그룹 중국선박공업집단(CSSC) 산하의 상하이외고교조선소(SWS) 등 단 3개 업체다. 대우조선해양은 머스크로 지난 2011년 동급 선박 20척을 수주해 지난해 6월 첫 선박을 인도했으며, 오는 7일에는 다섯 번째 선박을 선주에게 인도하게 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5월 중국 선사 차이나시핑컨테이너라인(CSCL)로부터 5척을 수주한 뒤, 9월에는 중동 선사인 유나이티드아랍시핑컴퍼니(UASC)로부터 역시 5척 수주에 성공했다.

SWS는 지난해 12월 자사 그룹 계열사인 ‘홍콩 CSSC 쉬핑’으로부터 5개월여 전에 수주한 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 3척의 건조계약을 1만8000TEU급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내용으로 계약을 변경함으로써 이 급 선박 건조 기회를 잡게 됐다.

현대중공업과 SWS가 건조하는 선박들은 올해 하반기 이후면 모습을 드러낼 전망인데, 그렇다면 같은 1만8000TEU급 컨테이너선이라도 최소 4가지 종류로 나뉘게 된다.

선박은 공통된 개념 설계도를 바탕으로 선주와 협의를 통해 사이즈와 내부 탑재 장비 등을 선택하기 때문에 겉은 비슷해 보여도 선사에 인도하는 선박마다 차이가 있다. 다시 말해, 1만8000TEU급 선박이라도 급이 있다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하는 머스크용 컨테이너선의 제원은 길이 399m, 폭 59m 규모로 1만8270개의 컨테이너(길이 6m, 폭 2.5m, 높이 2.5m 컨테이너 기준)를 적재할 수 있다. 지난 2011년 1월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해 명명식을 가진 세계 최대 부유식 원유 생산 저장 하역 설비(FPSO)인 ‘파즈플로’(길이 325m, 폭 62m)에 비해 길은 길고 폭은 약간 좁다.

이 선박은 선주사가 강조해 온 3요소인 경제성, 에너지 효율성, 친환경성을 모두 만족시킨 ‘트리플-E’급 선박으로 평가 받는다. 머스크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선박이라는 규모 뿐만 아니라 에너지 효율과 친환경에 있어 업계에 새로운 표준을 제시했다”며 “독특한 선체 디자인으로 느린 속도로 효율성을 극대화해, 운항 과정에서 배출하는 컨테이너당 이산화탄소량을 아시아-유럽 항로의 기존 평균치보다 50%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이 CSCL과 UASC로부터 수주한 컨테이너선의 기본 제원은 길이 400m, 폭 58.6m, 높이 30.5m의 설계안에서 출발한다. 다만 CSCL로 수주한 선박의 컨테이너 적재량은 1만8400개인데 반해 UASC로부터 수주한 선박은 1만8000개로 차이가 있다. 이는 선박에 탑재하는 기자재 구성 때문인데, CSCL은 최초 디젤엔진으로 추진되는 선박을 액화천연가스(LNG) 엔진을 탑재할 수 있도록 관련 장비를 장착할 수 있도록 요구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의 대형화와 함께 지속적으로 선주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연료 효율 및 환경오염 감소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CSSC는 지난 3일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된 '마린텍 차이나 2013' 전시회에서 1만8000TEU급 컨테이너선 신조 프로젝트의 발족 행사를 통해 건조할 선박 제원을 공개했다.

길이는 399m, 폭 54m, 설계홀수 14.5m로 항속 22.2노트로 운항하며, 최적화된 신규 선체 디자인, 고효율 프로펠러 등을 탑재해 일일 연료유 소비량을 유사 선형 대비 약 30% 감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탑재 가능한 컨테이너는 일반 컨테이너는 1만7859TEU, 냉동 컨테이너는 1400개다.

이를 놓고 보면 컨테이너 선박의 전체 크기는 대우와 현대의 것과 유사하지만 적재 컨테이너량에 있어서는 적다. 이는 선박 공간을 최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설계와 생산 능력, 탑재 기자재의 수준 등은 물론 연료 효율을 최적화 하기 위한 기술 등 디테일한 부분에 있어 여전히 한국이 기술적으로 중국을 압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자료: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STX조선해양·한진중공업·성동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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