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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뉴타운, 경기침체 장기화 속 곳곳 마찰…좌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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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1-15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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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뉴타운 사업장 곳곳이 추가분담금 문제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다. 사진은 공사가 한창인 서울의 한 뉴타운 구역 전경.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서울 뉴타운사업이 오랜 부동산경기 침체의 여파로 사업 일정이 지연되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난 추가 분담금 등을 놓고 곳곳에서 마찰을 빚고 있다. 일부 지역의 경우 자칫 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는 등 출구전략이 진행 중인 뉴타운사업이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뉴타운 지정 이후 난항을 거듭하다 지난해 말 착공에 들어간 서울 북아현 뉴타운 1-3구역 재개발사업지는 물론 다음달 입주를 앞둔 왕십리 뉴타운 2구역 등에서 조합원 1인당 적게는 1억여원에서 최고 6억원대에 이르는 추가 분담금 문제로 삐걱거리고 있다.

추가 분담금이 발생하면서 조합원 분양가가 일반 분양가를 넘어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불어난 추가 분담금에 미분양 손실까지 추가로 발생할 경우 다시 수천만원의 추가 부담금이 발생하는 악순환도 예상된다.

이들 지역에서는 기존 조합에 맞서 새로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져 조합원간 갈등은 물론 시공사를 둘러싸고 3자간 마찰을 빚거나, 추가 분담금 부과에 반대하는 조합원이 고공시위를 벌이는 등 연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북아현 1-3구역 조합원인 김은정씨(35)는 “여태까지 조합에서 알아서 잘 할 것으로 믿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일반 분양가보다 높은 충격적인 가격에 집을 분양받을 상황”이라며 “이럴 바에는 차라리 지금까지 들어간 돈만 날린 채 사업을 접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토로했다.

시범뉴타운인 왕십리 뉴타운까지 사업 진행에 애를 먹다보니 서울의 대다수 뉴타운 조합에서는 구역지정 해제를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12년 1월 뉴타운·재개발 출구전략을 발표한 이후 뉴타운 571곳 중 321곳의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지난해 6월 창신ㆍ숭인 뉴타운이 처음으로 해제됐으며, 이후 109곳이 구역지정을 해제했다. 경기침체로 사업성이 갈수록 나빠지면서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 광역시나 중소도시에서도 뉴타운 지정 해제가 속출하고 있다.

이처럼 뉴타운 문제로 갈등이 고조되자 정부와 서울시, 국회 등은 출구전략 조기 이행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올 초 뉴타운 출구전략 법안들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등 뉴타운 해제 움직임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법안은 △뉴타운 매몰비용 손금산입 허용 △손금산입 채권범위 확정 △출구전략 시한 1년 연장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건설사가 해산된 조합에 빌려준 사업비를 돌려받지 않는 대신 세금을 일부 감면해주거나 당초 이달 예정이었던 뉴타운 해제시한을 내년 1월까지로 연장하는 것 등이다.

이밖에도 시는 뉴타운 해제지역에 기존 전면철거 방식이 아닌 저층주거지 보전 및 정비사업(주거환경관리사업)을 도입해 적용하는 등 출구전략을 실행 중이다. 도로와 맞닿은 가로구역을 중심으로 층수 제한과 조합 설립 요건 등을 완화해 소규모 재개발을 원활하게 해주는 가로주택정비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권순형 J&K 부동산투자연구소 소장은 “현재의 뉴타운 조합들은 부동산 시세 급등기 때 수익률을 기대하고 사업에 투자했기 때문에 경기가 바닥인 현재는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될 수밖에 없다”며 “사업 진행이 더딘 곳은 매몰비용을 감수하더라도 과감히 포기해야 손해가 커지지 않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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