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한 관장은 현지 무역관에서 퇴근하다 피랍됐다. 리비아에서 한국인이 피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장관은 개인화기로 무장한 4명의 괴한에게 납치됐으며 한 장관과 함께 있던 운전사는 두고 한 장관만 자신들의 차량에 태운 뒤 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운전사는 사건 발생 직후 주 리비아 한국대사관에 피랍사실을 알렸으며, 이날 새벽 피랍소식을 전해들은 국내 코트라와 외교부 등은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대책을 찾고 있다.
한 장관의 현 소재는 파악되지 않고 있으며 납치범들이 아직 한국 당국에 접촉해 오지 않아 피랍목적 등 납치배경도 알려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번 피랍이 알카에다 세력과 연계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또 리비아 시위대와 충돌을 빚고 있는 민병대가 납치했다는 추측도 제기됐다. 코트라 무역관이 지난해 12월 1일부터 4일간 민병대가 건물을 점거해 폐쇄하는 등 충돌을 빚은 바 있기 때문이다.
한 장관은 올해 마흔살로 아랍어에 능통한 인재이다. 한국외국어대 아랍어과를 졸업하고 2004년 12월 코트라에 입사해 이란 테헤란 무역관에서 3년간 근무한 적 있으며, 리비아에는 지난 2012년 7월 발령 받았다. 리비아가 위험국가로 분류돼 있어 한 장관은 가족을 떠나 현지에서 혼자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코트라는 이날 한선희 중동지역본부장을 현지에 급파하는 등 대책 마련을 위해 힘쓰고 있다. 한 본부장은 이날 오후 늦게 현지에 도착해 주 리비아 한국대사관을 중심으로 꾸려질 현장대책반에 합류한다. 현장대책반은 한 관장 소재 파악과 안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코트라는 중동지역 14개 무역관을 총동원해 대책반을 지원하기로 했다.
한편 리비아는 2011년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붕괴된 이후 카다피 잔당세력과 민병대가 난립하고 각 지역 무장단체 사이의 유혈 충돌이 벌어지는 등 치안이 불안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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