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1년여 만의 기업공개(IPO) 재개로 약세를 보여왔던 중국 증시가 결국 200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20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70포인트(0.68%) 떨어진 1991.25로 장을 마감했다. 상하이 종합지수가 2000선 밑으로 내려앉은 것은 지난해 7월말 이후 6개월 만이다. 선전성분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20.24포인트(0.27%) 급락한 7524.33로 거래를 마쳤다.
상하이ㆍ선전 지수는 모두 소폭 하락으로 장을 시작한 직후 반등을 시도하기도 했으나 연간 성장률이 발표된 이후 다시 약세를 보이면서 낙폭을 키우더니 결국 2000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장을 마감했다.
중국 증권당국의 IPO 재개 소식이 전해진 이후 수급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중국 증시는 줄곧 약세를 보여왔다. 지난 해 11월 30일 중국 증권당국이 IPO 재개 소식을 전할 당시 2200선에서 머물렀던 상하이 증시는 2000선 아래까지 떨어진 것. 같은 기간 중국 증시에서는 총 1조4400억 위안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중국 당국이 앞서 증시 부양을 위해 보험사의 차스닥 투자, 국유기업의 자사주 매입 장려, 중국 국부펀드의 우량주 투자 등의 주가 방어 조치를 내놓았지만 하락하는 증시를 떠받치기엔 역부족이었다.
여기에 20일 발표된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도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7.7%를 기록하면서 별다른 증시 ‘상승효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이날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7.7%를 기록, 전년 성장률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국가통계국은 경제가 대체로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지만 올해 성장률이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관망세가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로 이날 상하이 증시 거래액은 482억9900만 위안으로 증시 관망세가 짙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밖에 중국 설연휴를 앞두고 자금수요가 커지면서 단기금리가 급등하는 등 자금시장이 또 다시 불안한 모습도 보이고 있는 것도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20일 중국 은행간 단기금리인 시보 금리가 큰 폭으로 올랐다. 1일물이 전 거래일보다 107.10bp 오른 3.888%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7일물은 155.30bp 오른 6.3290%, 14일물도 80.30bp 오른 5.5380%를 기록했다.
중국 선인완궈(申銀萬國) 증권은 상하이 증시가 당분간 2000선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중 유동성이 여전히 부족한 데다가 강력한 반등 모멘텀이 없어 약세장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의견이다.
UBS 증권도 올해 중국 증시는 전반적으로 연초 하락세를 보이다가 이후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특히 설 연휴 전 은행 부동산 등 경기민감주가 하락할 것으로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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