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SK그룹의 수출이 내수를 추월했다. SK그룹의 수출이 내수 비중을 넘어선 것은 1953년 그룹 창립 이후 처음이다.
11일 SK그룹에 따르면 상장 15개 계열사(지주회사 SK㈜ 제외) 2013년도 연간 실적을 분석한 결과 총 매출 147조9055억원 중 수출은 76조7322억원(51.9%), 내수는 71조1732억원(48.1%)으로 집계됐다. 수출이 내수를 5조5589억원 초과한 것이다.
또한 그룹 내 비상장 계열사 중 주력회사인 SK E&S, SK해운, SK건설등을 포함한 그룹 전체 실적에서도 수출이 내수를 앞섰다. 이들 주요 비상장 3개사 실적을 포함한 수출은 82조4645억원, 내수는 81조8060억원으로 수출이 내수를 6585억원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출 초과현상은 SK그룹의 주력 사업부문이 과거 에너지와 통신 중심에서 탈피해 화학, 반도체, 석유화학 등 수출형 중심으로 재편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SK그룹의 수출 비중은 앞으로 더욱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지난 2011년까지만 해도 상장사 기준 수출이 내수보다 19조5692억원 가량 적었다. 이 격차는 지난 2012년 SK하이닉스를 인수한 뒤 7818억원까지 줄어들면서 균형을 맞췄고, 지난해부터 수출이 내수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SK그룹이 수출기업으로 확고히 자리 잡은 것은 우선 SK이노베이션과 SK네트웍스, SK케미칼, SK가스, SKC 등 SK그룹의 수출을 담당해온 전통의 수출 강자들이 어려운 경영 환경에도 해외 시장에서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SK이노베이션은 우수한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석유제품 수출 확대, 신규 해외시장 개발, 해외 석유 개발 사업 등을 통해 수출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화학 부문 계열사인 SKC와 SK케미칼은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 등을 잇따라 개발하면서 수출 실적이 상승하고 있다.
여기에 연간 수출액이 10조원대에 이르는 SK하이닉스가 2012년 그룹에 편입되면서 그룹 전체 수출 실적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컨트롤러 업체인 미국 LAMD사를 인수하는 등 공정 미세화를 통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굳히고 있다.
SK그룹이 이처럼 수출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에 성공한 근본적인 배경에는 최태원 회장의 강력한 글로벌 영토확장 의지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 회장은 지난 2004년 이후 그룹의 성장을 위해서는 글로벌 성장이 필수라고 판단, 수출에 역량을 모을 것을 제안했다. 최 회장 역시 지구촌 곳곳을 누비며 자원 개발 및 해외 판로 확보에 매진했다. 여기에 SK그룹의 경영시스템인 '따로 또 같이'가 안착하면서 각 계열사가 글로벌 무대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올 한해 미국 양적 완화 축소에 따른 신흥 경제시장 불안 등 대내외적 난관이 예상되지만, SK만의 품질 경쟁력을 앞세워 수출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수출을 통해 국가 경제에 지속적으로 이바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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