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전략형 제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빅데이터가 쌓여가면서 소비자 선호도를 세밀하게 분석해 시장 전략도 세분화하는 마케팅 트렌드의 변화로 읽힌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최근 프리미엄 고집을 버리고 보급형 제품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2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갤럭시S5를 출시할 예정인 가운데 고급형 외 보급형 제품도 공개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G프로2를 공개한 LG전자도 MWC에 그 보급형 모델인 ‘G2 미니’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공식 페이스북에 ‘미니를 경험하라(MWC 2014-02-24)’는 티저를 올렸다. 5.9인치 대화면의 G프로2에 비해 G2미니는 4.3인치 화면의 상대적 저가형 스마트폰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양사는 또 프리미엄의 대명사인 UHD TV도 화면크기를 줄인 보급형 모델을 확대 중이다. 앞서 50인치형 보급형을 내놨지만 보다 눈높이를 낮춰 상반기 중 40인치대 제품을 출시한다. 삼성전자는 중남미와 유럽시장을 겨냥해 48인치를, LG전자는 49인치를 국내외 출시할 예정이다.
이는 면밀한 소비자 분석에 따라 시장 세분화가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역에 따라 가옥 구조 등 환경이 다르고 소비자 성향도 달라 그에 맞춰서 출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G프로2 공개행사 당시 LG전자 MC본부 상품기획그룹장 김종훈 전무는 “화면사이즈 선호도가 유럽, 북미, 한국 다 차이나는데 유럽이 가장 보수적(작은 화면 선호)”이라며 또 “아시아, 중국 등이 셀카를 많이 찍어 카메라 성능향상에 집중했다”고 말해 세밀한 시장조사를 방증했다. 김 전무는 특히 “G프로2는 갤럭시S5와 타깃 고객층이 다르다”며 “대화면 스마트폰 수요가 큰 아시아 중심으로 글로벌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근본적으로 양사는 일시적으로 성장판이 닫힌 프리미엄 시장을 벗어나 보급형 제품군 확대를 통해 시장 확장을 지속해 나가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빅데이터가 이러한 시장 세분화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디어솔루션센터 산하에 빅데이터센터를 설립하고, 이를 기반으로 온라인상 제품 관련 글을 수집‧분석하는 등 빅데이터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LG전자도 LG CNS가 세계 시장을 겨냥해 확충하고 있는 빅데이터 사업을 적극 활용 중이다. LG CNS의 소셜미디어 분석플랫폼인 ‘스마트 SMA’를 마케팅에 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트레이드증권 김지웅 연구원은 “(보급형은)고가 시장이 포화되고 시장수요가 둔화된데 따른 시장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라며 “이머징 시장인 중국의 경우 중저가 위주로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우 안동대 경영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고가 전략과 시장침투전략이 있을 수 있는데, 시장 사이클상 정체기에 들어 (보급형은)가격 차별화 차원으로 볼 수 있다”며 “기존에 쌓아온 프리미엄 브랜드의 손상이 있을 수 있겠지만, 마케팅을 어떻게 차별화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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