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 지난달 31일 전남 여수 기름유출 사고 발생 후 GS칼텍스 측이 원유 유출량을 축소하려 한 정황이 확인됐다.
여수해양경찰서는 지난 14일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문건을 분석한 결과 GS칼텍스 측이 사고 당시 원유 유출량을 자체 조사한 문건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해경은 GS칼텍스 측이 사고초기에 유출량을 산정하는데 있어 800ℓ와 2000ℓ로 추산한 문건을 입수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GS칼텍스는 사고 직후 늑장 신고와 축소 보고로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GS칼텍스는 사고 직후 원유 4드럼에 해당하는 800ℓ가 유출됐다고 밝힌바 있다. 사고발생 30여분이 넘도록 신고를 하지 않아 축소은폐 의혹을 샀다.
해경은 "GS칼텍스가 언론에 '인명피해는 없고 사고 즉시 육상 격리 밸브를 차단해서 배관에 남아있던 소량의 잔류 기름만 유출 되었다'라는 축소 문자 메시지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여수해경은 유출량을 조사한 문건이 회사 내부의 어느 선까지 보고됐는지, 이에 따라 유출량을 조직적으로 축소했는지에 대해 집중 수사하고 있다.
또한 사고 당시 원유 이송관 밸브가 개방된 상태에서 사고가 난 것에 대해 저유시설 생산관계자(원유이송관 시설 관리자)를 대상으로 송유관 차단 및 유류확산 방지 등이 적절했는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GS칼텍스는 그동안 부실한 초기대응과 유출량을 속였다는 의혹에 대해 정면 부인해 왔지만 이번 해경 발표에 따라 파문이 예상된다.
GS칼텍스 측은 이 문건과 관련해 "유출량 축소 의도는 없었다"고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기름유출 사고를 수사 중인 해경이 사건 발생 보름이 지나서야 압수수색해 '뒷북수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수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21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GS칼텍스원유부두기름유출사고시민대책본부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회사와 해경의 대응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며 ▲방제작업 총력, ▲민관 공동 참여 피해합동조사단 구성 ▲철저한 검찰 수사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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