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 음료들이 봇물을 이루면서 음용식초가 경쟁력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음용식초 시장은 지난 2008년 대상 청정원이 '홍초'를 출시하면서 급격하게 성장했다.
2009년 431억원 수준이던 시장은 2010년 670억원, 2011년 887억원까지 급성장하며 2012년에는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점쳐졌다.
성장세가 이어지자 샘표와 CJ제일제당은 각각 흑초와 미초 등을 선보이며 시장 선점을 위한 무한 경쟁에 돌입했다. 하지만 2012년 음용식초 시장은 790억원 규모로 주춤하더니 지난해에는 710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2009년 310억원이던 청정원의 홍초 역시 2011년 532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2년 505억원, 2013년 441억원에 멈췄다.
샘표 흑초도 2011년 248억원을 기록한 후 2012년 205억원, 2013년 192억원으로 보이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CJ제일제당의 미초도 2010년 67억원을 기록한 후 지난해에는 50억원으로 급감했다.
해당 업체들은 급성장한 시장이 안정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시장 경쟁력을 상실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능성 음료들이 봇물을 이루면서 경쟁력을 잃었다는 뜻이다.
실제로 국내 기능성음료 시장은 최근 몇 년간 식품 및 제약업체들이 우후죽순 뛰어들면서 헛개·홍삼·에너지드링크·비타민음료 등 수백여종이 출시됐다. 시장 규모도 연간 8000억원으로 커졌다.
음용식초를 판매하는 기업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지 못한 것도 실패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개발 초기에는 청정원이 걸그룹 '카라'를 모델로 앞세워 일본 시장을 공략했고, 샘표도 '2PM'을 내세워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하지만 이후에는 별다른 마케팅을 시도하지 못했다. 불황으로 비상경영 체제를 고수하면서 마케팅 비용을 줄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홍초로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며 1위에 오른 청정원은 '밸런스 워터', '스프클링 홍초'를 출시했지만 큰 효과를 얻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마시는 식초 시장에 대한 꾸준한 마케팅이 이뤄져야 했지만 비용 축소 등으로 인해 식초에 대한 건강학적 측면을 알리는데 소홀했다"며 "이는 곧 매출 감소로 이어졌고 전체 시장을 축소시켰다"고 말했다.
주요 수출국인 일본 시장도 축소되고 있어 수출 전선에도 이상 기류가 흐르고 있다. 일본 역시 국내와 마찬가지로 음용식초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2012년부터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연구개발을 통해 식초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음료를 내놓아야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어떻게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느냐가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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