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명서의 나라’ 중국...한 사람 최대 400개까지 발급

지난 1월 개정된 중국의 출생증명서.올해 부터 새롭게 바뀌는 출생증명서에는 6개 항목의 위조항목 방지 표식이 첨가된다. [윈난 = 중궈신원왕]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증명서의 나라'로 불릴 정도로 수많은 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하는 중국에서 한 사람이 평생 받는 증명서가 최대 400개에 달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23일 중궈징지왕(中國經濟網)에 따르면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 인민정치협상회의 차오즈웨이(曹志偉) 위원은 최근 열린 회의에서 중국에서 한 사람이 발급받을 수 있는 증명서는 400여개에 이르며 그 중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증명서는 103개에 이른다고 밝혔다.

차오 위원은 "중국인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증명서를 발급받는 경로를 정리한 결과"라면서 19명 대학생의 도움을 받아 4개월의 조사를 거쳐 만든 3.8ｍ가량의 '증명서 발급 경로' 도표를 제시했다. 

이 도표는 중국인이 한평생 부(部)와 위원회, 국, 판공실 등 18개 중앙 부처급 기관과 처, 실, 센터, 소(所) 등 39개 하급 기관에서 각종 증명서를 발급받는 과정을 담은 것으로, 출생증명서부터 시작해 예방접종증명서, 후커우(戶口), 졸업증, 자격증, 퇴직증명, 사망증명서, 유골보관증까지 각양 각색의 증명서들이 포함돼 있다. 

차오 위원은 "이들 증명서를 발급받기 위해 28번의 수수료를 내고 사진은 50차례나 제출해야 한다"면서 "증명서를 발급받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발급받는 과정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는 증명서를 발급받는 과정에서 규격과 기준이 다르고 요구조건이 까다로워 많은 번거로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실제로 중국의 이러한 비효율적인 증명서 발급 과정은 그간 여러 차례 지적돼 왔다. 이 외에도 늘어나는 증명서와 함께 이를 위조한 가짜 증명서가 활개를 치고 있는 점 또한 문제다. 중국에서는 가짜 명문대학 졸업장부터 신분증, 여권, 사망증명서까지 돈 몇 만원이면 못만드는 게 없을 정도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가장 최근인 지난 1월 출생증명서를 개정해 6개의 위조방지 식별표식을 늘렸고, 이와 함께 가짜 출생증명서를 강력히 단속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