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금융업-1] 수익도, 직원도 떠나가는 금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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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3-1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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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ㆍ장슬기 기자 = 지난해 금융권에는 '3저(低) 시대'라는 말이 유행했다. 저성장ㆍ저금리ㆍ저수익을 일컫는 말이다.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종전의 방식으로는 금융산업이 성장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지난해 바닥을 친 금융권 실적은 미래를 대비하라는 경고 메시지나 다름없었다.

수익이 떨어지면서 금융사들은 일제히 몸집 줄이기에 나선 상태다. 신규 채용도 줄어들 전망이다.

◆ 은행권 임직원 수, 3년만에 마이너스…신규 취업문도 좁아져

17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일반은행의 임직원 수는 총 13만5300명으로 전년동기보다 1.7% 감소했다. 은행의 임직원 수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작용했던 지난 2010년(-3.4%) 이후 3년만이다.

산업은행이나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은 그나마 사정이 낫다. 특수은행의 임직원 수는 지난해 말 3만5800명으로 전년보다 1.9% 증가했다. 반면 일반은행은 9만9500명으로 2.9% 줄어들면서 역시 3년만에 마이너스를 보였다.

이는 2011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인력 구조조정과 신규채용 감소가 맞물린 결과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은행권이 상시 구조조정 체계를 만들면서 희망퇴직을 정례화하는 한편 신규 채용으로 인력 규모를 유지하고 있었다"면서 "신규 채용이 줄어들면 임직원 수는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2012년 400명을 신규 채용했던 우리은행은 지난해 300명만 뽑았다. 국민은행은 상반기 뽑던 해외대학 졸업자를 2012년 92명에서 작년 46명으로 절반 가량 줄여 채용했다. 씨티은행과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등 외국계 은행은 2년째 신규 채용을 하지 않고 있다.

이는 곤두박질치는 수익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는 특히 대기업 부실과 이자수익 감소 등으로 실적이 바닥을 쳤다.
 

지난해 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사의 순이익은 당초 4조4900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올해 들어 금융사기 등의 변수가 반영되면서 3조5500억원으로 대폭 깎였다.

올해 은행권의 임직원 수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주요 4대 은행과 외환, 기업, 농협은행 등 7개 은행의 112개 점포가 폐쇄됐고 80%가 인근 점포와 통합됐다.

이로 인한 유휴인력이 늘어나면서 신규 인력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더욱 좁아진 상태다. 아직까지 은행권은 채용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지 못하고 있다.

다만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점포망 축소는 자칫 고객 이탈과 금융사고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점포의 영업력 강화, 기존 점포와 인력 활용도 제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 업황 악화ㆍ금융사고도 겹쳐…비은행권도 '전전긍긍'

보험사와 증권. 카드사 등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보험회사의 임직원 수는 총 6만3859명으로 전년보다 2.7% 증가했다.

그러나 증가율은 지난 2011년 7.3%에서 2012년 6.0%에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둔화했다.

보험사 역시 지난해 수익성이 악화됐다.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지난해 보험회사 당기순이익은 3조8203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4.2% 감소했다. 매출액을 뜻하는 수입보험료는 126조681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7% 줄었다.

사상 최악의 불황이라는 증권업은 구조조정 시행 등으로 2년째 임직원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증권회사 임직원 수는 3만9400명으로 전년동기대비 5.2% 줄어들었다. 2012년(-2.7%)보다 감소 규모가 확대됐다.

11년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내는 등 영업환경이 녹록지 않은 탓이다. 동양증권과 한맥투자증권 적자 등으로 지난해(2013년 4~12월) 국내 62개 증권사들은 109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카드사는 지난 2012년부터 신규발급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카드 모집인 수가 그 해 6월말 4만7879명에서 지난달 3만3932명으로 크게 줄었다. 

특히 카드사 정보유출 사태를 겪은 KB국민, 롯데, NH농협카드 등 3개 카드사에서만 지난 2월 한 달간 총 400명의 모집인이 떠났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3개 카드사에 대한 3개월 영업정지가 단행되면서, 더이상 영업을 할 수 없는 모집인들의 이탈이 가속화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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