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 현대차가 중국 제4공장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중국 내 합작기업인 베이징자동차 때문이다. 베이징자동차는 현대차가 4공장 부지로 확정한 충칭에 대해 그다지 탐탁찮은 반응이다. 하지만 현대차는 중국 4공장 입지로 충칭을 강행한다는 입장을 굳혔다.
8일 현대차 관계자에 따르면 "내부적으로 충칭 4공장 설립은 확정됐다"며 "착공시기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지만 중국 정부의 승인이 나오는대로 착공시기를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로서는 4공장 설립은 시간문제라는 셈이다.
앞서 정몽구 현대차그룹회장은 최근 중국으로 날아가 쑨정차이 충칭시 서기와 면담하고 충칭시내 공장 부지를 돌아보는 등 4공장 설립을 위한 절차를 진행했다.
하지만 현대차의 중국 내 합작파트너인 베이징자동차는 현대차의 4공장 부지 선정에 동의한 상태임에도 충칭시에 대해 계속적인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베이징자동차는 중국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수도권 개발계획' 과 관련해 현대차 4공장 부지를 '징진이(京津冀ㆍ베이징, 텐진, 허베이의 약칭)'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베이징자동차는 베이징시정부 산하의 공기업으로서 중국 정부에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어 현대차 중국 4공장 입지는 여전히 바뀔 가능성이 남아있다.
사실 중국에서 정부의 입김을 무시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에 현대차도 베이징자동차의 이런 태도가 난감할 수 밖에 없다.
정 회장 역시 지난 달 28일 중국 출장을 마친 귀국길에서도 "충칭 4공장 착공시기는 아직 정해진게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같은 갈등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4공장 입지를 충칭으로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현대차는 충칭시가 중국 중서부의 유일한 직할시이고 중국 5대 도시의 하나로, 중국 발전전략의 핵심인 서부 대개발의 '교두보'라는 점 등을 들어 충칭을 선호하고 있다.
충칭시 정부 역시 현대차의 투자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1월 충칭시는 지역내 30개 택시회사와 베이징현대차의 '이란터(엘란트라)' 1000대 구매계약을 체결하는 등 '통 큰 선물'까지 제공했다.
현대차는 당분간 토라진 베이징자동차의 마음을 돌리는데 역점을 둘 방침이다. 현대차로서는 당장 중국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공장 증설이 불가피하다. 이를 위해서는 베이징자동차의 힘이 필수적이다.
현대차는 올해 초 중국 3공장 증설 사업을 완료하며, 중국내 생산규모를 15만대 더 늘렸지만 시장 수요에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 당장 내년부터 공급부족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한편 올해 베이징현대차의 생산 목표는 전년보다 6.8%정도 늘어난 110만대 규모다. 이는 증가폭으로 따지면 전년의 3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베이징현대차는 103만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20% 증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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