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원ㆍ달러 환율이 10원 넘게 빠지면서 1040원대 초반선까지 연중 저점을 낮췄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2008년 8월 14일(종가 1039.8원) 이후 5년 8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0.8원 떨어진 1041.4원에 마감했다.
이날 하락의 직접적 원인은 글로벌 달러화 약세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양적완화에 신중을 기한데다 일본은행(BOJ)도 추가 금융완화 정책을 발표하지 않아 달러 약세는 심화됐다.
여기에 예상보다 견조한 경상수지 흑자는 원화의 가치를 끌어올렸다. 2월 경상수지 흑자는 45억2000만달러로 전월(32억9000만달러)보다 늘어나 24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기록했다.
전일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경제여건을 기타 신흥국보다 높이 평가한 점도 한 몫 했다.
원·달러 환율은 개장 때부터 1046.0원에 거래되면서 수출업체 네고 물량(달러 매도)과 은행권의 환매도(롱스탑) 물량,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낙폭을 키워 1040.1원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1040원 선까지는 뚫리지 않았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1040원 부근에서 외환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
정)으로 추정되는 달러 매수세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전과 달리 외환당국은 잠잠했다. 시장에서는 1050원선 붕괴를 당국이 용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후 "환율 수준보다는 변동성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는 원론적인 수준의 답변을 내놨다. 이어 환율이 수출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보다 줄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일단 1040원선을 원ㆍ달러 환율 하단 지지선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당국개입이 없을 경우 1040원 하향 돌파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전 연구원은 "외국인의 주식 매수세 등 대외적인 요건을 고려할 때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형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외환당국의 시장개입 이외에는 환율 하단을 지지해 줄 요인이 부재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추가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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