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파키스탄 순방을 마치고 전날 밤 10시께 전남 무안공항으로 귀국한 정 총리는 곧바로 긴급 사고대책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후 대책본부로 이동했다.
하지만 정 총리가 0시30분께 체육관으로 입장하자 정부의 대처 방식과 구조 지연 등에 성난 가족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졌다.
가족들은 정 총리와 관계자들을 향해 "어디서 얼굴을 들고 오느냐", "잠수정을 왜 투입하지 않느냐. 우리 아이들을 살려내라" 등의 고성을 지르며 정 총리 일행을 둘러싸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이에 정 총리는 "(구조작업을) 책임있게 하겠다"고 말했지만 항의는 계속됐다.
정 총리는 이후 체육관 밖으로 나가려는 상황에서 이를 저지하는 가족들과 부딪치고 가족들 중 2∼3명이 뿌린 생수를 맞기도 했다.
정 총리가 중국ㆍ파키스탄 순방을 마치고 항로까지 변경하며 사고현장으로 향했지만 성난 민심을 수습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에서 물세례를 맞는 곤혹을 치른 것이다.
앞서 정 총리는 서해해경청에서 열린 회의에서 "후진국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는데 정말 안타깝고 괴롭다. 무한 책임을 느낀다"면서 "(구조 활동을) 날 샐 때까지 기다릴 게 아니라 바로 즉각 시행해라"고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또한 "도저히 믿기지 않는 참담한 사고를 당해 마음이 미어지는 심정"이라면서 "지금 현재로는 1분 1초도 주저할 시간 여유가 없고 촌음을 아껴서 인명을 구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