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 사고 발생 이틀째인 17일 민·관·군·경은 사고 해역 근처에서 선박 171척과 항공기 29대를 동원해 수색 작업을 벌였다.
해경 등은 이날 아침 일찍 사고해역에서 UDT 등 특공대 잠수부와 민간 잠수부까지 동원해 실종자 다수가 갇혀 있을 것으로 보이는 선체 내부 진입을 시도했지만 여전히 조류가 빠르고 시계가 어두워 진입이 쉽지 않아 수색을 중단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최종 집계된 총 승선자 475명 가운데 179명이 구조됐으며 287명은 실종 상태다. 이날 오전 사고 해역에서 시신 3구가 인양돼 사망자는 모두 9명으로 늘었다.
이날 오전부터 SNS를 통해 선내에 아직도 생존자가 있다는 주장이 잇따르면서 실종자 가족들은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기도 했지만, 관계 당국이 사실 여부를 확인한 결과 허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이날 낮 12시 30분으로 예정된 여객선 공기 주입 작업도 장비 확보 문제 등으로 오후 5시로 연기되면서 실종자 가족들의 가슴은 더 타들어갔다.
침몰 여객선을 인양할 크레인은 16일 오후 3척이 출발해 18일 오전에서야 1척, 오후에 2척이 현장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날 정홍원 국무총리를 본부장으로, 여객선 세월호의 사고 수습과 사후대책을 총괄할 범정부적 차원의 대책본부를 구성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이날 낮 여객선 침몰 현장을 찾아 상황을 직접 점검하고 군과 해경 등의 구조 활동을 독려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관계자들에게 모든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 실종된 탑승자 수색 및 구조 활동에 총력을 다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이렇게 많은 인력과 장비가 총동원됐는데 구조가 더뎌서 걱정이 많다”며 “얼마나 가족이 애가 타겠습니까. 어렵고 힘들겠지만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바다라서 날씨도 쌀쌀하고 물속은 더 추운 것 아니겠느냐”며 “생존자가 있다면 1분 1초가 급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세월호 침몰 참사 대책본부'가 마련된 진도 실내체육관을 찾아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했다.
한편, 선장 이준석(69)씨 등 승무원을 밤새 조사한 해경 수사본부는 무리한 '변침'이 사고 원인이 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급격한 변침으로 선체에 결박한 화물이 풀리면서 한쪽으로 쏠려 여객선이 중심을 잃고 순간적으로 기울었을 수 있다는 것이 해경의 추정이다. 여객선에는 차량 180대와 컨테이너 화물 1157t이 실려 있었다.
게다가 세월호의 구명정 46개 가운데 2개만 작동했고, 사고 당시 대부분의 구명정이 쇠줄에 묶여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또 선장 등 승무원들도 사고 발생 직후 승객들의 탈선을 돕지 않고 먼저 탈출하면서 급속한 침몰에 이르기까지 2시간여 동안 여전히 선실에 남아있던 승객들이 많아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정부와 해양경찰청 모두 사고 대응 매뉴얼의 부재로 초기대응에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와 전형적인 후진국형 대형 참사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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