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식구들에 대한 다큐멘터리인 2011년 작 ‘I AM’이 있었으며 지난해에는 KBS2 단막극 ‘연애를 기대해’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그러나 촬영은 ‘메이크 유어 무브’가 먼저 진행됐다.
16일 오후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보아를 만났다. 보아에게 “‘연애를 기대해’에서 연기 잘 봤다”고 하자 “그래서 더 걱정을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사실 첫 연기는 ‘메이크 유어 무브’이거든요. 2011년에 찍었으니까요. ‘I AM’이야 다큐멘터리니까 연기할 것도 없었고요.(웃음) 그런데 ‘연애를 기대해’를 보신 분들이 ‘메이크 유어 무브’로 실망하시면 어떡하나 걱정을 했죠. 다행히 시사회 후에 좋은 말씀들을 많이 해주셔서 안심했어요.”
보아는 “가수로만 활동하는 저에게 배우로서 제의를 받았을 때는 의아한 부분이 있었지만 춤을 추는 댄서로서 댄스영화는 해보고 싶었던 작품”이라며 “가수로 무대에 서면 연습 때만큼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노래도 불러야하기 때문에 체력적 안배를 해야 한다. 영화는 오로지 춤에만 매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끌렸다”고 회상했다.
1998년 SM에 들어가 가수 활동을 한지 10년이 넘은 상황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마음이 끌려 연기에 도전했지만 쉽지만은 않았다고. 가장 어려웠던 부분으로 영어를 꼽았다. 한미 합작 프로젝트로 배경이 미국이고, 미국 서바이벌 프로그램 ‘댄싱 위드 더 스타’에서 총 4회에 걸쳐 우승을 차지한 데릭 허프와의 호흡에 맞춰 영어 공부를 할 수밖에 없었다.
“캐스팅을 위해 일본까지 찾아오신 듀안 에들러 감독님의 열정에 감동 받았죠. ‘이분이라면 연기를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미국으로 건너가 촬영을 마치고나서 든 생각이 ‘한국에 가면 연기를 하자’였어요.”
영화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보아의 국적이다. 보아가 맡은 타이코 드럼 그룹 코부의 리더 ‘아야’는 허구의 인물이지만 ‘코부’는 실재한다. 에들러 감독은 코부의 공연에 영감을 얻어 ‘메이크 유어 무브’의 각본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처음 시나리오에는 아야가 아닌 ‘아야꼬’에 일본인이었다. 그러나 한국인인 보아는 자신이 일본인으로 출연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고 판단, 감독과 상의해 재일교포라는 설정을 추가했다.
그렇게 탄생한 아야는 언더그라운드 최고의 그룹의 리더로, 관객들을 사로잡는 쇼맨십과 환상적인 몸짓으로 여러 클럽들의 러브콜을 받는다. 보아는 완벽히 아야로 분해 가수로서가 아닌 배우로서 최고의 무대를 장식한다.
첫 주연작의 촬영을 무사히 마친 보아는 앞으로 연기에 더욱 힘을 쓰겠다고 공언했다.
“연기와 가수활동을 50대 50으로 비중을 두려고 해요. 시간 조절을 잘 해서 좋은 작품이 있을 때는 작품에 매진하고 가수로서도 꾸준하게 활동하고요. 드라마는 매우 스피디한 것으로 알고 있어서 신인배우나 마찬가지인 제가 도전하기에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드라마든 영화든 좋은 작품이 있으면 언제든 오케이에요.”
가수에서 배우로 영역을 넓힌 보아. 연기 데뷔가 늦었지만 10대 때보다 지금의 자신이 더 좋다는 보아의 차기작은 ‘빅매치’(감독 최호)가 될 예정이다. 이정재, 신하균, 이성민과 호흡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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