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취재현장] 피해자 두번 울리는 언론… 저널리즘은 사라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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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18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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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성대 기자(진도 팽목항) =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50여시간을 넘긴 18일 오후 진도 팽목항에는 구조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의 분노 담긴 절규가 항구를 가득매웠다.

 
사고수습에 우왕좌왕하는 대책본부, 현장에 나타나 핸드폰으로 상황을 보고받으며 지시하는 모습에 '무전기 어디 팔아먹었냐'는 질책을 받은 해양경찰청장 때문만은 아니였다.

무분별하게 취재를 진행한 언론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더 컸다. 

응급차 통행로를 방해하는 방송차량, 상황실 전화기를 입수하려다 실종자가족들에게 걸려 현장을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만들어버린 기자, 무턱대고 슬퍼하고 있는 가족들의 모습을 담으려 시끄러운 셔터소리를 내는 사진 기자 등이 실종자 가족들에게 또 한번 상처를 줬다.

"너희들이 무슨 언론이고 현장을 담아! 당장 다 치워!"라며 실종자가족들의 원망섞인 분노의 찬 목소리가 팽목항에 울리자 고개를 제대로 들지 못하는 사람들은 필시 언론 관계자라고 단언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

차마 기자라고 밝히지 못하고 실종자가족들을 달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부끄럽기도 했지만 기자이기 이전에 한 가족의 구성원이기에 조심스레 위로의 말을 걸어봤다.

자신을 실종된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의 어머니라고 밝힌 수척해진 한 여성이 "이렇게 카메라에 담는다고, 사진으로 찍는다고 아이들이 살아돌아오나요. 이런 게 역사의 현장이라고 몰려든 방송사·신문사 기자들이 진심으로 원망스럽다"고 울부짖었다.

구태의연한 표현이지만 국민의 재해·재난을 전달하는 것이 기자의 본분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굳이 피해자가족들에게 직접 다가가 질문을 하고, 플래시를 터뜨리며 사진에 담아야 그 사실이 제대로 전달되는 것이냐고 반문하고 싶다.

그저 피해자가족들끼리 나누는 대화만을 조심스레 엿들어도 될 일이다.

저널리즘도 결국 사람을 위한 것이고 이번 같은 재난 재해에서는 고통을 나누는 것이 그 본래의 목적이라 할 수 있다.

"재난·재해 상황을 사실에 입각해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기자의 본분임은 확실하다. 하지만 굳이 피해자들을 인터뷰해서 상황을 상기시키는 일은 절대 피해야되는게 상식"이라며 아이폰 하나만을 들고 영상을 담으며 취재를 하던 한 외신기자가 해 준 말이 계속 귓가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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