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시환, ‘볼트 청년’이 ‘가수’로 거듭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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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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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환 [사진=남궁진웅 기자]

아주경제 국지은 기자 = 가수 박시환(28)은 케이블 채널 Mnet 오디션프로그램 ‘슈퍼스타K’에 4전 5기로 도전해 준우승을 거머쥔 의지의 사나이다. 생활고에 노래를 배운 적이 없어 기본기는 약했지만 힘들었던 삶 속에서 위로가 됐던 것이 음악이었기 때문인지, 뭔가 모르게 듣는 이를 울컥하게 하는 마력이 있었다. 인생역전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지난 15일 서울 충정로 아주경제에서 그를 만났다.

덧니가 유별히 귀엽게 느껴지는 인상으로 인사를 건네는 모습에서 신인의 자세가 느껴졌다. ‘슈퍼스타K5’ 당시 세련되지 못했던 모습은 사라졌고, 순수한 인상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10㎏ 감량으로 화제를 모았던 만큼 샤프해진 외모도 인상적이다.

유년시절부터 아버지를 도와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던 그는 편의점, 음식점, 건설현장, 택배회사 등 온갖 아르바이트를 섭렵했다. 예선에 합격하기 전까지는 고시원에 살면서 이동 장비 정비사로 일했다.

그는 ‘슈퍼스타K5’ 당시 볼트를 꼭 쥔 채로 간절한 마음을 담아 노래했다. 그에게는 여전히 ‘볼트 청년’이라는 별명이 따라다니는 이유다.

“끊임없이 ‘슈퍼스타K’에 도전한 이유요? 돈 드는 게 아니었으니까요.(웃음) 2차에서 떨어지다 보니까 내가 왜 떨어졌는지 이유를 들을 수 없었어요. 나중에는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사실 우승이나 성공에 대한 열망은 결승점에 가까워지면서부터 생기기 시작하더라고요.”

그의 꿈은 ‘가수’가 아니었다고 한다. 그저 노래가 있는 삶을 꿈꿨다며 어려운 생활형편으로 가수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소박하게 노래방 사장님을 꿈꾸던 그는 ‘슈퍼스타K’를 통해 노래가 전부인 삶을 살게 됐다.
 

박시환 [사진=남궁진웅 기자]

‘슈퍼스타K5’ 이전의 삶도 그랬지만 프로그램 과정도 순탄치만은 않았다. 톱10에서 탈락하고 국민의 선택으로 다시 무대 위에 선 뒤, 생방송 경연에서 심사위원들의 따가운 혹평을 받았다.

“맨 처음 탈락했을 때 심적으로 정말 힘들었어요, 술도 잔뜩 먹고 많이 울기도 했습니다. 국민의 선택으로 다시 올라갔을 때도 좋은 무대를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들었어요. 부족한 부분을 확실히 채우고 데뷔하자 다짐했습니다.”

지난 14일 발매한 박시환의 데뷔앨범 ‘스프링 어웨이크닝(Spring Awakening)’는 그의 염원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봄을 맞아 깨어나다’는 가수로 다시 탄생한 박시환 자체를 의미하기도 하며 ‘슈퍼스타K5’의 모자람을 채웠다는 뜻이기도 하다. 타이틀곡 ‘다만 그대를’ 비롯해 ‘할 수 있는 건 없다’ ‘뒤척이다’ ‘그때 우리 사랑은’ ‘내 사람’이 수록됐다.

‘다만 그대를’은 고(故) 김광석 곡 ‘사랑했지만’의 샘플링 곡으로 해당 곡을 작사·작곡한 한동준이 샘플링을 최초 수락했다.

“신인가수에게 흔쾌히 허락해주셔서 감사할 뿐이에요. 도입 부분에는 기본과 다른 창법을 사용했고 후반부에서는 보통 사용했던 창법을 고수했어요. 최대한 말하듯이 하려고 했어요. 아픈 이별의 감정을 예쁘게 표현했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습니다.”

녹음 중 에피소드를 밝혀달라는 질문에 “수록곡 ‘뒤척이다’를 녹음하면서 가사 중 ‘헤어짐에 기다림에’ 구간이 몰입돼 울컥했다”며 “연애해 본 적은 없지만 감정은 알 수 있다”고 연애 경험 전무를 털어놨다. 그러면서 올해 목표 중 하나가 연애라며 “목소리가 좋고 통통한 여자”를 이상형으로 꼽았다.
 

박시환 [사진=남궁진웅 기자]

“사람을 오래 보는 편이에요. 별생각이 없다가도 목소리가 좋으면 점점 호감이 가더라고요. 짝사랑했던 기억으로 노래에 감정 이입을 했어요. 결실은 없었지만, 오래오래 좋아하고 아파했던 기억이 있거든요. 올해에는 꼭 연애할 거에요.”

연애를 제외한 또 다른 목표 중 하나는 가수로서 사랑받는 것. 가수 박시환은 어떤 삶을 꿈꾸고 있을까.

“팬들에게 자랑스러운 가수가 되고 싶어요. ‘박시환이라는 가수가 있다’면서 뿌듯한 마음으로 누군가에게 소개할 수 있는 사람으로요. 과정이라면 기부도 많이도 하고 싶고, 죽을 때까지, 오래도록 노래하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가수 인생에 막 출발 휘슬을 분 박시환은 긴 준비 운동을 마치고 여정의 시작을 알렸다. 평탄하게 시작하지 않았기에 응원의 목소리가 더욱 큰 것은 아닐까. 그의 인생 그래프가 이제 막 상승곡선을 그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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