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은 증권을 비롯한 비은행 부문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현대증권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현대차그룹이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그룹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지난달 18일 현대증권 매각을 위한 매각자문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매각방식을 확정하는 등 매각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산업은행은 신탁방식을 활용해 현대상선 보유 현대증권 지분 일부인 14.9%를 신탁하고, 2000억원의 자산담보대출을 통해 신규 유동성을 현대상선에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달 23일에는 투자안내서를 배포했으며 올해 중 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올해에는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서 농협금융그룹에 패하면서 증권부문 강화 목표도 실현하지 못했다. 따라서 증권업계 대형 매물인 현대증권 인수전에선 KB금융이 어느 때보다 적극성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현대차그룹이 현대증권 인수의 유력 후보로 급부상하면서 KB금융은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현대차그룹이 증권계열사인 HMC투자증권을 중심으로 현대증권 인수 추진을 적극 검토 중이라는 얘기도 계속 나오고 있다.
HMC투자증권은 지난 23일 현대증권 인수 추진설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에서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지만 현대차그룹이 현대증권 인수에 나선다는 것은 이미 업계에서 기정 사실화됐을 정도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KB금융이 증권 강화를 위해 현대증권을 꼭 인수해야겠지만 HMC투자증권 역시 업계 위상을 높이려면 현대증권 인수만큼 좋은 방법이 없지 않겠느냐"며 "현대증권 인수전이 흥미롭게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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