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 "서울 대단히 긴 역사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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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25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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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합중국 대통령에게 박상미 교수가 가이드로 나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문화재청 제공>

아주경제 오세중 기자 =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25일 정오께 방한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용산 전쟁기념관과 경복궁을 잇따라 방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5분께 경복궁을 찾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인 박상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의 안내를 받으며 25분가량 근정전, 사정전, 경회루 등 경복궁 경내 건물을 둘러봤다. 

애초 미국은 이번 오바마 대통령 방한시 문화 행사를 갖기를 희망했고 한국 문화의 상징성을 고려해 장소를 경복궁으로 선택했다. 

또한 한국 문화으 진수를 엿볼 수 있는 체험행사로 아쟁 연주, 전통 춤, 노래 등의 공연이 검토됐다가 세월호 참사를 고려해 행사를 취소하고 차분하게 관람만 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안내를 맡은 박 교수는 "이 궁궐은 600년 조선왕조를 지나면서 여러 변화를 겪은 산 증인"이라고 설명했으며 "근정전은 일반 관람객은 들어갈 수 없는데 이번에 특별히 배려했다"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이 경복궁을 찾은 것도, 외국 정상이 근정전 안에 들어간 것도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교수는 또 근정전 내 어좌(御座) 옆 탁자에 놓인 빨간색 상자에 대해 "어보(御寶ㆍ왕의 도장)가 들어 있던 상자"라고 설명했다.

이 말을 들은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기자들에게 이번 방한을 계기로 미국이 반환하는 어보에 대해 "(해당) 어보는 한국전의 혼란 속에서 미국에 불법적으로 온 것인데 어떤 나이 많은 미국 할머니의 양심적인 행동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면서 "우리가 가져온 물건이 한국인에게는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발언을 전하면서 "상당히 자세한 배경을 아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후 대한제국과 조선왕실에서 사용한 '황제지보(皇帝之寶)' 등 인장 9점을 반환할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근정전 내 일월곤륜도(日月崑崙圖)에 나온 태양이 '왕ㆍ남자'를 상징한다는 설명을 듣고 달이 '음(陰)'을 뜻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동양철학에 대한 이해를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박 교수는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왕의 집무실인 사정전 관람시 박 교수가 "조선 시대 임금은 오전 5시부터 신하를 접견해야할 정도로 근면하게 일해야 했다"고 설명하자 "미국 대통령 자리도 바로 그렇다"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경회루로 이동하면서 인왕산 등을 바라보며 "산 쪽 경치가 아름답다"고 말했다. 그는 경복궁 남쪽이 과거 서울의 시내였으며 서울이 600년간 수도였다는 설명을 듣고는 "서울이 대단히 긴 역사를 가졌다"고 밝혔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낮 1시45분께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전쟁기념관을 찾아 기념관 회랑에 설치된 전사자 명비(名碑)에 헌화화고 6ㆍ25 전쟁 때 전사한 미군 장병을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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