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하 기자(대구) =연일 거듭되는 미세먼지로 한반도가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대기질 개선을 위한 한·중·일 장관급 공동 액션행보가 첫발을 내딛었다. 하지만 각 국가별로 산업성장과 연계된 민감한 이해관계가 얽힌 만큼 ‘잿빛 공포’를 씻기 위한 3국 간 ‘실효적 대책’ 협력 범위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제16차 한·중·일 환경장관회의(TEMM)가 이틀간의 일정으로 대구 엑스코에서 개막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윤성규 환경부 장관과 리 간지에(Li Ganjie) 중국 환경보호부 부부장, 이시하라 노부테루(Ishihara Nobuteru) 일본 환경성 대신이 참석해 한·중·일 3국의 환경협력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진행한다.
그동안 3국간 환경장관회의는 황사·산성비·대기오염·해양오염 등 동북아 지역의 환경문제 공동대응 및 역내 환경개선을 위한 협력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총 15차례 개최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동북아 공포 대상이 되고 있는 미세먼지와 관련한 구체적인 협력은 이번이 첫 시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우리나라가 주최국인 이번 환경장관회의에서 미세먼지 등 3국의 환경 현안에 대한 실질적인 공동대응을 이끌어내기 위한 기회가 ‘잿빛 공포’를 씻어낼 수 있는 중요한 터닝 포인트 겪이다.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한 ‘2014 환경성과지수(EPI)’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지표는 178개국 중 171위인 꼴찌다. 실내외 대기오염에 따른 질병이 급증하면서 전 세계 700만명이 사망했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2012년 보고서도 충격을 더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기오염 최대 피해지역 아시아 국가들 중 대기오염 대책 ‘꼴찌그룹’에 속한 우리나라도 평균 대기오염물질 30~50%를 중국발로 추정하면서 마땅한 대책이 없는 환경피해 국가로 전락하고 있다.
더욱이 인체에 치명적인 초미세먼지로 인해 수도권은 올해 5번이나 주의보 발령을 내리면서 근원지인 중국의 대기분야 해결이 시급한 과제로 부상했다.
뒤늦게 중국 당국이 대기오염방지행동계획에 대한 강력 추진을 표명했으나 초미세먼지·배기가스의 대기분야 문제를 해결키 위한 한·중·일 정책 공조는 이번 장관회의를 기점으로 실질적인 협력에 들어가는 셈이다.
이에 우리나라는 3국간 ‘미세먼지, 오존 등 대기오염물질 저감 필요성을 강조하고 지역 내 대기오염 저감을 위한 협력 강화와 대기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협력방안 합의를 제안할 예정이다.
또 이번 회의에서는 우리나라 주도로 향후 5년간 대기질 개선 분야 신설 등 선정된 9개 우선협력분야의 채택도 요구조건이다. 대기질 개선이 우선협력분야로 채택되면, 내년 중국에서 열리는 제17차 한·중·일 환경장관회의에서 한·중·일 역내 대기질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공동행동 계획이 채택되는 수순을 밟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중국이 얼마나 실질적인 협력에 따라와 주느냐다. 이날 회의에서 기후변화 대응, 생물다양성 보전 등 지구적 환경문제 극복을 위한 우리나라의 정책을 소개하고 이해를 구할 예정이나 중국의 환경 정책이 자구적 산업발전과 관련된 민감한 사안이어서 3국간 이견을 좁히는 협력 체결이 가장 큰 핵심이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회의에 앞서 “우리가 주최국인 이번 환경장관회의는 미세먼지 등 한·중·일 3국의 환경현안에 대한 공동대응을 이끌어 내기 위한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환경부 고위 관계자는 “본격적인 회의 전에 윤 장관이 중국·일본의 환경장관과 각각 양자회담을 우선 진행한다”면서 “중국과는 대기오염물질 관측데이터 공유, 대기오염 예보모델 공동연구, 환경 과학기술 인력교류 등 미세먼지와 관련한 협력사업이 포함된 한·중 환경협력 양해각서 개정안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