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가 아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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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5-01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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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 [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이예지 기자 = 지난해 9월 국내 초연된 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가 1년 만에 돌아왔다. 러닝타임은 15분 짧아졌는데, 더 탄탄해진 스토리와 전개는 눈 돌릴 틈 없이 촘촘해졌다. 더 화끈해지고 더 강해진 '보니앤클라이드'는 무대 위에서 짙은 농도를 발한다.

'보니앤클라이드'는 1930년대, 그러니까 대공황으로 혼란에 빠졌던 미국의 현실을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한 작품. 당시 미국 젊은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실존 인물 보니와 클라이드의 실제 이야기, 두려움을 모르고 사회에 저항했던 연인의 이야기는 우리네 젊은이들을 긴장시킨다.

공연을 보기 전에 먼저, 미국 대공황에 대해 잠깐 공부하자면 이렇다. 1920년 미국은 1차 대전의 영향으로 엄청난 경제적 부의 시대를 이룩했는데 10년 만에 경제 대공황이 찾아오면서 수많은 청년이 순식간에 실업자 신세로 전락했다. 수레바퀴를 돌 듯 악순환이 계속된 가난, 그리고 점점 심해지는 빈익빈 부익부의 격차 때문에 젊은이들은 목적지조차 모른 채 헤매는 방황의 시절을 보냈다.

거친 인생 속에서 자유를 갈구하는 클라이드(엄기준, 에녹, 키, 박형식, 장현승)와 죽음도 두렵지 않은 사랑을 선택한 매력적인 보니(가희, 오소연)는 미국 대공황에서 방황하는 청년을 대변한다. 1년 9개월간 미국 전역을 돌며 12명을 살해, 은행 강도 행각을 벌이던 두 사람은 결국 185여 발의 총성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면서 미국 젊은이들의 영웅이 됐다.
 

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 [사진=아주경제DB]

'보니앤클라이드'는 보니와 클라이드의 유년 시절을 소개하면서 시작한다. 할리우드 스타를 꿈꾸던 보니와 가난 때문에 경찰에 쫓기던 클라이드는 서로 첫눈에 반했고, 급기야는 위험한 사랑을 시작했다.

보니와 클라이드의 애정신은 그 어느 작품보다 야릇하고 아찔하다. 눈빛만 봐도 서로의 마음을 읽는 두 사람. 보니는 클라이드를 위한 시를, 클라이드는 보니를 위한 노래를 선물한다. 과감하고 아찔한 두 사람의 키스신, 그리고 수위 높은 베드신은 어떤 전율을 일으킬 정도다.

두 사람이 왜, 그리고 어떻게 미국 최고의 갱이 되었는지는 설명되지 않는다. 터질듯한 총성 소리와 화려한 사운드, 그리고 심금을 울리는 노랫말이 그 설명을 대신한다. 또 보니가 일하던 술집이나 클라이드가 갇혀있던 감옥, 두 사람이 방랑하며 머무는 장소들은 오감과 상상력을 자극한다.

보니의 의상 역시 또 하나의 볼거리다. 섹시하면서도 지적이고, 또 반항적 아름다움을 표현해야 하는 보니의 의상은 화려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자아낸다. 몸매가 여실히 드러나는 관능적 의상은 우울했던 당시 시대적 분위기를 반영한 것. 경제가 어려우면 여성의 치마 길이가 짧아지고 손톱은 화려해진다는 논리를 담은 결과다.

자유와 젊음이라는 화두를 던지며 새롭게 돌아온 '보니앤클라이드'. 자 이제, 완전한 세기의 커플의 이야기를 들여다 보자. 오는 6월 29일까지 강남 신사동 BBC아트센터에서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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