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CEO' 김봉영 삼성에버랜드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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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5-08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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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는 세상을 더 세심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눈을 키워줘"

김봉영 삼성에버랜드 사장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나에게 시는 사고의 원천이에요."

김봉영 삼성에버랜드 사장은 평소 애서가로 유명하다. 초등학교 선생님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다양한 책을 접한 덕분에 독서와 더 친해질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김 사장이 손에서 놓지 않는 책이 있다. 바로 시집이다. 그는 매일 출퇴근 길에 차에서 시집을 읽으며 사색하는 시간을 갖는다.

김 사장은 지난달 진행한 삼성사보 '삼성앤유'와의 인터뷰를 통해 "시는 세상을 조금 더 세심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눈을 키워준다"며 "작은 것을 놓치지 않게 해준다"고 시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시는 나태주 시인의 '풀꽃'. 김 사장은 지난해 말 삼성 토크콘서트 '열정락서' 강연에서도 스펙에 목메는 이 시대의 청춘들을 향해 이 시를 소개하며 "천천히 자세히 보고 나만이 가진 참 모습을 발견해 내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김 사장이 최근 관심을 갖고 읽는 책은 조용미 시인의 시집 '기억의 행성'이다. 그는 세심한 관찰을 통해 평범한 자연을 깊이있게 그려낸 시인의 놀라운 관찰력에 매료됐다고 했다.

평소 '자세히 보고' '오래 보아'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것을 중요시하는 그의 인생철학은 회사 경영 스타일에도 그대로 배어 나온다.

김 사장은 지난 2011년 말 삼성에버랜드 리조트·건설부문 사장으로 부임한 이후 업무 시간의 절반 가량을 현장에서 보내고 있다.

각종 건설사업장과 에버랜드 등 테마파크를 운용하는 회사의 수장으로서 '현장경영'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의 시찰은 단순히 보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현장에서 보고 개선이나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의 팀을 통해 중·장기적인 대응책을 마련한다.

사내 임직원 학습조직인 '캠프'를 운영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캠프는 같은 업무를 담당하는 임직원이 모여서 토론하고 연구하는 조직이다.

최근 에버랜드 동물원 내 '캠프'는 희귀동물 중 하나인 황금원숭이의 번식 사례 연구를 성공시키는 성과를 달성하기도 했다.

개선사항의 효율적인 실행을 위해 임직원과의 접점 확대에도 힘을 쏟고 있다.

올 3월 말에는 서울 소재의 한 식당에서 각 부서의 조직문화 담당자인 '체인지에이전트(CA)'와 함께하는 토크콘서트 '영스데이'를 개최했다. 김 사장은 이 자리에서 스마트한 직장생활을 위한 방법을 공유하고 임직원의 애로사항에 귀기울였다.

회사 관계자는 "김 사장은 평소 일주일에 2~3번 꼴로 현장을 불시 방문해 안전 사항을 체크하는 등 현장경영에 주력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한달에 한번 정도는 토크콘서트를 개최하며 임직원과의 접점 확대에도 신경을 쓰는 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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