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세월호 침몰 사고로 결방을 이어갔던 일요일 예능프로그램이 하나둘 기지개를 켰다. 부분 편성했던 예능프로그램은 이번 주부터 재개했고 일요 예능의 치열한 전쟁은 다시 시작됐다.
11일 지상파 3사의 편성표를 살펴보면 'MBC '일밤'은 오후 4시10분, SBS '일요일이 좋다'는 4시15분, KBS2 '해피선데이'는 4시20분 방송됐다. 광고시간까지 포함한다면 4시에 이미 프로그램 시작을 위한 준비를 하는 셈이다. 이로써 치열한 일요일은 4시간에 가까운 시간을 예능프로그램으로 채우게 됐다.
4시55분으로 합의됐던 지상파의 프로그램은 10분씩 앞당겨지더니 어느새 4시10분으로 기정사실화된 것.
일요 예능은 각 방송사의 주력 프로그램이라고 할 정도로 많은 인력과 제작비가 투입되고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게다가 몇 분 먼저 전파를 타느냐에 따라 시청률 승패가 갈리기에 방송사의 눈치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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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분량 늘리기는 결국 내외부적인 문제로 직결된다. 방송사나 제작사 입장에서는 시청률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분량에 대한 욕심을 버릴 수 없다. 때문에 조금씩 분량을 늘려가고 있는 것.
하지만 이는 현장의 고충을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다. 10분의 분량을 늘리기 위해 제작진은 촬영, 자막, 편집 등 수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게다가 일요 예능프로그램의 경우 MBC '일밤-진짜사나이, 아빠! 어디가?', SBS '일요일이 좋다-룸메이트',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 1박2일' 등 '런닝맨'을 제외하고는 관찰 예능을 표방하고 있기에 한정된 시간 안에 재미를 뽑아내야 한다.
하지만 조금씩 늘어나는 시간은 결국 긴장감과 재미의 반감을 가져와 '제 살 깎아 먹기'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문제는 비단 한 방송사, 프로그램의 문제가 아니다. 서로 눈치를 보던 지상파 3사가 시청률에 대한 압박은 편성시간을 앞당기는 '무리수'로 돌아온 것이다.
한 예능프로그램 제작사는 12일 아주경제에 "편성 시간이 늘어나는 건 그만큼 프로그램 제작에 부담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다른 프로그램이 방송시간을 앞당기는데 모른 척할 수는 없기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편성 시간을 앞당기고 있다"고 밝혔다.
당장의 광고 수익을 올리겠다는 방송사의 경영논리에 피해는 고스란히 시청자들이 보고 있다. 선의의 경쟁이 아닌 '꼼수'에 대한 비난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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