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의 아트톡]광화문 세종대왕 만든 조각가 김영원 "내게 인체는 화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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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5-13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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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표갤러리서 80년대 초기작부터 신작까지 20점 전시

김영원의 그림자의 그림자(사랑). 브론즈(2008)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나는 오랫동안 사실적인 인체조각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자 했다. 인체는 파도 파도 마르지 않는, 화수분같은 것이다. 내 작품은 인체를 묘사하지만 풍경이기도 하고 상황이기도 하다. 관람객마다 다른 해석, 즉 열린 해석이 가능한 작업이다."

지난 40년간 인체 조각에 몰두해온 조각가 김영원(67)이 회고전 성격의 개인전을 서울 용산구 소월로 표갤러리에서 열고 있다.

1980년대 초기작에서부터 최근 제작한 신작까지 총 20여점을 전시했다.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을 제작한 작가로 유명한 그는 유행 사조나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사실주의 인체조각을 개발 발전시켜왔다. 한국현대조각사의 흐름에 중요한 전환점을 제공한 작가로 평가받는다.

 작품은 "마치 사진을 오려 입체 공간에 세워 놓는 것 처럼" 부조를 환조 공간으로 옮겨 온다. 누군가가 몸을 바로 세우고 있다가 뒤로 젖힌 것 같기도 하고 바닥에 누워 있다가 몸을 일으켜 세운 것 같기도 하다. 여러 개의 단면이 겹쳐 있다 보니 인체의 모습이지만 마치 꽃이 피어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브론즈로 만들었지만 결코 무겁거나 둔탁해보이지 않는다. 입체와 평면이 절묘하게 뒤섞인 매끈한 단면과 밝은 색감으로 경쾌한 느낌을 선사한다.

 '그림자의 그림자'라는 작품 제목처럼 어떤 것이 주체이고 어떤 것이 그림자인지 모호하게 느껴진다.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는 작가의 의도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그림자(사랑)07-2(71x24x39cm painting on bronz 2008)


 윤진섭 국제미술평론가협회 부회장은 "40여 년에 이르는 그의 족적은 사실주의적 구상조각이라는 일관된 자세를 보여주지만, 그 안에는 여러 차례의 변곡점이 존재함으로써 그의 삶이 작품에 대한 고뇌로 충전돼 있음을 말해준다"고 평했다.

 김영원은 지난해 6월 유럽무대에 진출, 한류 조각의 힘을 보여줬다.  이탈리아의 고도(古都) 파도바에서 세계적인 조각가 노벨로 피노티(Novello Finotti)와 2인전을 열어 세계미술계에 화제가 됐다.

  피노티는 베니스비엔날레에 두차례나 참여했던 거장이다. 그의 제안으로 김영원은 파도바 시(市) 초청으로 시청 광장과 시립미술관, 공원 등에서 대규모 전시를 가진바 있다. 당시 출품작 중 높이 3m에 달하는 ‘그림자의 그림자(길 위에 앉다)’는 파도바시 오페라재단(Fondation Opera Immacolata Concezione) 중앙 광장에 영구소장되기도 했다. 전시는 30일까지. (02)543-7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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