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좋은 '관치 금융상품'...소비자는 외면ㆍ금융권은 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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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5-13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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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정부 정책에 맞춰 출시된 이른바 '관치 금융상품'이 정작 금융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서민 지원을 강화한다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저조한 실적을 보이면서 당초 우려했던대로 실효성 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정책기조에 맞춰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상품을 출시해야 하는 금융사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6개 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기업·농협)이 출시한 '목돈안드는전세대출1(드림전세)'의 실적은 4월말 기준으로 단 2건에 불과하다. 2건을 합한 잔액은 8000만원이다.

드림전세는 이미 출시 전부터 예견됐듯 집주인이 담보를 서야 한다는 점 때문에 소비자로부터 외면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다른 대표적 관치 금융상품인 월세대출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의 4월말 기준 월세대출 실적은 14건, 1억6400만원이 고작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전세대출과 월세대출 모두 취지는 좋은 상품이지만 실적을 공개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고객들의 호응이 적다"고 털어놓았다.

가계부채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박근혜 정부 들어 유독 관치 금융상품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적격대출(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과 재형저축의 경우도 애초에 쏟아졌던 관심에 비해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결국 주택금융공사는 적격대출 활성화를 위해 취급 은행들과 논의해 판매수수료를 인하하고, 적격대출 금리를 낮추는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민들의 재산 형성에 도움을 주기 위해 출시된 재형저축도 '반짝' 인기에 그친 모습이다. 지난 1월말 재형저축(펀드 포함) 활동 계좌는 175만2297좌로 지난해 말 177만3428좌 대비 1.2%(2만1131좌) 줄었다. 지난해 6월말 출시된 뒤 계좌수는 계속 줄고 있으며, 감소세도 확대되는 추세다.

그런데도 은행뿐 아니라 보험업계에서도 이같은 관치 금융상품들이 출시될 예정이다.

일부 보험사는 이달 중 장애인 연금보험을 출시하며, 학교폭력·성폭력·가정폭력·불량식품 등 4대악 척결에 맞춰 기획된 이른바 '4대악 보험'은 7월 중 나올 예정이다. 문제는 보험사들도 수익성 악화로 인해 이같은 상품을 출시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이휘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정책적으로 만들어진 금융상품이 인기를 끌지 못하면서 전시행정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라며 "상품 출시에 앞서 수요를 더욱 명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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