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일본이 2일부터 기존 고화질(HD) 방송보다 4배 이상 향상된 화질을 제공하는 초고화질(UHD·4K) TV의 시험 방송을 세계 최초로 시작함에 따라 침체에 빠진 일본 TV업체들도 부활을 향한 발 빠른 움직임을 전개한다.
4K 시험 방송은 일본 방송국, 통신 회사, 가전업체 등으로 구성된 ‘차세대방송 추진포럼’이 ‘스카이퍼펙트-JSAT’ 위성 방송을 통해 실시하며,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하루 6시간씩 음악, 여행 프로그램 등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일본 정는도 4K TV 보급을 TV산업 성장 전략의 한축으로 삼고 있다. 현재 소니와 파나소닉 등이 판매하는 4KTV는 지상 디지털 방송의 영상을 텔레비전 내의 처리해 4K에 가까운 해상도로 제공하고 있으나, 시험 방송이 시작되면, 보다 고정밀인 본래의 4K 화질을 즐길 수 있다.
1일 니혼게이자이 신문 인터넷판 보도에 따르면 가전 업체와 양판점은 시험 방송에 기대를 큰 걸고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특히 소니와 샤프는 올해 2대형 TV 판매 대수의 절반 이상을 4K 제품에서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올해는 4K의 원년”으로 삼고 공세를 펴고 있는 샤프는 4K 시험 방송을 녹화·재생할 수 있는 업계 최초의 ‘아쿠오스(AQUOS) 4K 레코더’를 오는 25일부터 판매한다. 세금을 제외한 상정 가격은 12만엔(한화 약 120만원) 전후로 책정될 전망이다.
샤프는 2014년도에 50형 이상 대형 TV 판매의 절반 이상을 4K 대응으로 이뤄낸다는 방침이며, 소니도 봄여름 시즌을 위한 모델 수를 전년 두 배 이상인 8기종으로 늘린다. 그동안 대형TV에서 4K가 차지한 비중은 10% 정도였지만 올해는 50%까지 늘리기로 했다.
가전 양판점도 여름 시즌 보너스 판매 경쟁 전에 오랜만의 유력 상품으로 제시하는 등 기대를 걸고 있다. 대형가전양판점 에디온은 올해 4K TV의 판매 비중은 금액 기준으로 2013년의 약 20% 에서 30% 로 높였으며, TV 매장 매대 중앙에 소니 등 4K TV를 집중 배치했다.
빅 카메라도 플래그십 스토어인 도쿄 치요다구 유라쿠초 매장에서 고객들이 가장 많이 지나다니는 에스컬레이터 옆에 각사의 4K TV를 배치했다. 빅 카메라는 지난달 말부터 이 매장에서 4K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 시험 영상의 전달도 개시했다.
일본전자정보기술산업협회(JEITA)에 따르면, 2013년 일본 내수시장의 평판TV 출하량은 2012년 대비 16.7% 감소한 537만대였다. 최고치였던 2010년의 2519만대의 20%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는 2006년 지상파 디지털 전국 방송이 시작된 지 8년이 되는 해다. 이에 소니에서는 교체 수요와 더불어, 4K 시험방송을 계기로 신규 수요가 몰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보 마스터카 에디온 사장도 “도쿄 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까지 연간 평판 TV시장을 800만대 정도 까지 회복시키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기대에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프로그램 공급을 담당하는 민방들 사이에서는 제작 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TV의 해상도가 아무리 좋아도 그에 걸맞는 해상도의 프로그램이 다량 공급돼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콘텐츠 공급이 얼마나 증가하느냐에 따라 4K TV의 단기 시장 정착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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