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떠러지 몰린 KB금융, M&A 물 건너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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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6-10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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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부 갈등에 금융당국 징계 겹쳐…LIG 인수전 새 국면

KB금융지주 본사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LIG손해보험을 인수할 유력 후보 중 하나로 꼽혀온 KB금융지주가 금융감독원의 징계를 받게 됨에 따라 LIG손보 인수전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 일본 도쿄지점 부당대출 및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책임 등을 이유로 KB금융에 경징계를 사전 통보했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에 기관경고가 내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6일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임 회장과 KB금융에 대한 징계가 확정될 경우 KB금융의 LIG손보 인수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각종 사건·사고를 비롯해 최근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갈등이 인수전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던 데다 이번 징계까지 겹쳐 사실상 정상적으로 인수전에 참여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법률적으로는 기관경고 징계가 확정되더라도 KB금융이 LIG손보 인수를 추진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보험업법상 기관경고를 받은 보험사는 동일업종 인수·합병(M&A)에 참여할 수 없지만 KB금융은 이에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업법에는 금융당국으로부터 기관경고 이상의 징계를 받으면 안된다고 나와 있지만 금융지주회사법 특례에 따라 해당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다만 LIG손보 인수 후 금융당국의 자회사 편입승인 과정에서 문제가 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KB금융의 LIG손보 인수가 법적으로 문제될 것은 없지만 추후 금융당국의 승인 여부는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KB금융에 대한 징계와 상관없이 임영록 회장의 중징계가 확정될 경우 그룹 수장이 퇴출 위기에 몰리면서 인수 추진 여건이 더욱 악화된다는 것도 인수전에서 실패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비은행 부문 강화가 시급한 KB금융은 그동안 M&A 시장에서 대형 매물이 등장할 때마다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혀왔다. 지금까지 M&A시장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상황에서 LIG손보 노동조합이 공개적으로 인수를 희망하면서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그러나 국민은행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KB금융 내홍이 불거지고 징계를 앞두게 되면서 사실상 경쟁구도에서 밀려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KB금융은 LIG손보 인수에 실패할 경우 2012년 ING생명 한국법인, 지난해 우리투자증권 패키지(우리아비바생명+우리금융저축은행) 인수 실패에 이어 또다시 고배를 마시게 된다.

하지만 KB금융은 이번 징계와 상관없이 LIG손보 인수를 계속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KB금융 관계자는 "금융지주법상 대주주 적격성 요건 충족 여부만 고려하면 되기 때문에 이번 징계와 인수의 연관성이 없다"며 "기존대로 LIG손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 중 인수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 발표될 예정인 LIG손보 인수전에는 KB금융과 함께 롯데그룹, 동양생명이 경쟁을 펼치고 있다. 매각주관사인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말부터 '프로그레시브 딜' 방식으로 매각을 추진해왔다. 프로그레시브 딜은 경매호가식으로 가격을 올리는 수법으로 롯데그룹, KB금융, 동양생명 등을 대상으로 입찰제안서를 접수받았다.

이 과정에서 롯데그룹은 인수가격으로 6000억원 중반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과 동양생명 측은 당초 5000억원 후반대에서 6000억원대 초반까지 가격을 올린 것으로 알려져 현 시점에서는 롯데그룹이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떠올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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