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19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이 장기간 표류하고 있다.
1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시작으로 19대 후반기 국회의 닻이 올랐으나, 여야는 대정부질문 일정을 제외한 나머지 쟁점 현안에 대해 어떠한 합의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19대 국회가 개문발차(開門發車)한 셈이다.
세월호 국정조사특별위원회 기관보고를 둘러싼 여야 간 기싸움이 극심한 상황에서 각 당이 국회 원구성 협상을 위한 내부 조율에도 실패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공전 국회에 대한 우려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이 19대 국회 하반기 원구성과 세월호 국조특위를 연계하면서 새누리당을 강하게 압박, 향후 협상 과정에서 난항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세월호 참사의 수습은커녕 ‘청와대 눈치’만 보는 새누리당과 ‘당리당략’에 빠진 새정련의 행태가 맞물리면서 국회 공동화 현상만 되풀이되고 있다는 얘기다.
현재 여야는 △상임위원장 배분 △정보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전임 상임위화, 상임위별 법안소위 복수 개설 △6월 국정감사 등 상시국감 도입을 놓고 이견 차를 노출하고 있다.
국회 정상화의 요건이기도 한 3대 쟁점 사안의 합의 도출 없이는 세월호 국조특위 협상이 단 한 발짝도 나설 수 없다는 점에서 여야 지도부의 협상력도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문제는 여야 협상의 첫 단추인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부터 난항에 부딪혔다는 점이다.
새누리당은 여당 몫인 안정행정위원회와 윤리특별위원회, 새정련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의 위원장 인선을 마무리 짓지 못했다. 세월호 국조특위 협상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것도 각 당의 내부사정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여야는 환경노동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여야 동수에 사실상 합의하고 협상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져 원구성이 ‘고차 방정식’으로 격상됐다.
상반기 국회에서 7대 8, 11 대 12 구도였던 환노위와 미방위를 8대 8, 12대 12로 구성한다는 것이다. 이 안이 관철될 경우 새누리당이 야당의 세월호 국조특위 안을 받을 수밖에 없어 양측이 치열한 힘겨루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새누리당 김재원, 새정련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 측 관계자는 이날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상임위 인원 배분 조정과 관련해 “알지 못한다”, “협상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여야 관계자들에 따르면, 상임위별 법안소위 복수 개설에는 합의하되 6월 국정감사는 후순위로 미루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와 관련해 “19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는 7·30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벌어지는 기싸움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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