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본 회의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2.50%로 유지하기로 했다.
금통위는 지난해 5월 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후 금리를 계속 묶어두고 있다. 부진한 경기 상황과 불확실한 대외 여건이 맞물린 영향이다.
이 달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지난 4월 중순 발생한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소비심리와 민간소비 위축이 확인됐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인상했다가는 회복세를 더욱 늦출 수 있다.
경제 지표를 살펴보면 지난 4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5% 감소했다. 광공업생산과 건설업은 각각 0.1%와 6.9% 증가했고, 설비투자도 2.6% 늘었다.
반면 서비스업 생산은 1.0% 줄었고 소매판매 역시 1.7% 감소했다.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인해 소비 부문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소비자심리지수도 4월 108에서 5월 105로 떨어지면서 8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총재는 "소비심리와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이 언제 어느 속도로 해소되느냐가 (경기 회복세의)관건"이라고 말했다. 세월호의 영향이 일시적일지 장기적일지는 좀더 지켜보겠다고도 덧붙였다.
지난달 수출은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로 전년동기대비 0.9% 감소했다. 하루 평균 수출액은 22억3000만 달러로 역대 2위를 기록하며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소비자물가는 전년동기보다 1.7% 상승했다. 1년 7개월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한 수준이지만 여전히 한은의 물가안정목표 범위(2.5~3.5%)보다는 낮았다.
소비 부문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 추세가 더뎌지면서 금리 조정에 나서기에 부담스러운 여건이 됐다. 소비자물가 수준과 가계부채 등도 금리 인상의 발목을 잡는다. 그렇다고 인하를 하기에는 지표 수준이 나쁘지 않다.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는 환율도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 고려해야 할 대상이다. 금통위는 향후 국내 경기의 하방리스크로 소비 및 투자심리의 장기화와 원화 가치의 변동성 확대를 꼽았다.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지난달 초 1030원대에서 한 달만에 1010원선까지 내려앉았다. 경상수지 흑자와 글로벌 자금 유입 등이 배경이 됐다. 세 자릿수로 떨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원화 가치가 계속 급등하면 국내 수출기업은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타격이 크다. 자칫 성장동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총재는 부분적으로 환율에 쏠림현상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금리 정책으로 이를 대응하는 데는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환율은 경제 펀더멘털과 국제 금융시장 상황, 자본유출입 등 광범위한 요인에서 결정된다"면서 "금리를 조정한다 해도 환율에 미치는 효과는 의도와 달리 나타날 수 있으므로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전문가 118명을 대상으로 이달 기준금리 결과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전원(100%)이 '동결'을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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