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송종호·정광연 기자 = 차세대 신규 서비스의 부진으로 이동통신 3사의 한숨이 길어지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마련한 신규 서비스들이 난항을 겪으며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고객들의 사용 비중이 높은 모바일 메신저, 앱마켓 등에서 부진을 거듭하면서도 추상적인 미래전략에만 몰두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12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의 대항마로 도입한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의 통합커뮤니케이션도구(RCS) 조인도 사실상 참패에 가까운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통신 3사에 따르면 국내 조인 사용자는 330만명 수준이다. SK텔레콤이 250만명, KT와LG유플러스가 각각 55만명, 25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톡 국내 사용자가 6월 현재 3000만명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약 1/10 수준이다.
이통 3사는 조인 운영에 최소한의 인력만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GSMA가 주도한 조인을 국내에서 독단적으로 접을 수 없기 때문에 명맥만 유지하는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본래 사업영역인 문자 메시지도 수익성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지난해 전 세계 메시지 서비스 업체의 수익이 1040억달러로 전년보다 4% 가까이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상황도 SA의 발표와 크게 다르지 않다”라며 “모바일 메신저의 확산으로 문제 메시지 이용 빈도는 매년 감소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통 3사는 앱 마켓으로 대표되는 모바일 콘텐츠 유통시장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에 따르면 게임을 비롯한 애플리케이션 전반을 포함하는 국내 모바일 콘텐츠 유통 시장은 지난해 약 2조5000억원 규모를 형성했다.
그러나 현재 국내 모바일 콘텐츠 유통 시장은 구글(구글플레이 스토어)과 애플(앱스토어)이 장악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50%의 점유율을 보인 구글이 약 1조2000억원의 수익을 가져갔으며 30%를 장악한 애플이 약 7500억원을 차지했다.
반면 이통 3사가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티스토어, 올레마켓, 유플러스 스토어는 10%를 간신히 넘는 점유율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안드로이드 점유율이 90%에 달하는 상황에서 각 이통사의 부진은 구글플레이 스토어와의 차별화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서비스 지원 및 라인업 확보에서도 뒤처지면서 모바일 콘텐츠 제작자들로부터도 마이너리그로 인식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런 이통3사의 졸전이 앞으로도 상당 기간 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구글이 애플의 폐쇄성 짙은 정책 등 허점을 적극 공략하는 동안 국내 이통3사는 기존 사업 기조에서 큰 변화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이통3사가 국내 모바일 콘텐츠 시장 공략에 계속 실패한다면 운영체제(OS) 종속에 이은 콘텐츠 종속 현상까지 우려되고 있는 모양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에 견줄 만한 이통3사들이 모바일 콘텐츠 시장에서 미미한 존재로 전락했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라며 “로컬 마켓으로서의 장점을 강화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다면 영원한 변방으로 낙인찍힐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이통사들이 경쟁적으로 미래 전략을 발표했지만 당장 소비자에게 다가오는 전략은 없었다”며 “내부 직원들조차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을 소개하기보다 당장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선보이는 것이 차세대 성장 동력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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