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분쟁조정팀 성과감소에 법조계 협력 늘려?

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 한국거래소 분쟁조정팀이 금융감독원에 밀려 갈수록 성과가 줄어드는 가운데 법원과 잇달아 양해각서(MOU)를 맺으며 협업에 나서고 있다. 자본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전문성을 가진 거래소가 이를 통해 잃어가는 역할을 되찾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12일 서울지방변호사회와 증권분쟁 해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거래소는 5월에도 서울서부지법과 증권거래 관련 조기조정 소송사건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 민원이 금감원에만 쏠리면서 거래소 분쟁조정팀에 대해 역할 축소를 우려하는 의견도 있다"며 "법조계와 잇달아 협력하는 것은 이를 타개하기 위한 일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2013년 분쟁조정 건수가 총 92건을 기록했다. 월 평균 7건 남짓을 처리한 것이다. 이에 비해 금감원은 연간 1473건을 조정해 거래소보다 16배 이상 많았다.

거래소는 한 달 동안 처리한 분쟁조정이 2건(2014년 2월)에 그치기도 했다. 연간으로 봐도 분쟁조정 건수는 대체로 줄어드는 모습이다. 2010년 월 평균 분쟁조정 건수는 7.42건, 2011·2012년은 각각 8.92건, 2013년 7.67건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전월까지는 5.60건으로 6건에도 못 미친다.

이에 비해 금감원은 월 평균 조정 건수가 2012·2013년 각각 40.75건, 122.75건에 달했다.

분쟁조정이 금감원에 밀리는 것은 맡을 수 있는 업무 자체가 거래소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상장 주식은 물론 펀드, 비상장 주식, 채권을 비롯해 포괄적으로 분쟁조정을 해줄 수 있다. 반면 거래소는 상장사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

거래소 분쟁조정팀 관계자는 "분쟁 1건에 대한 조정은 통상 수개월씩 진행된다"며 "금감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인력을 감안할 때 10건 내외 실적이 적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