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경찰서는 29일 김형식 서울시의원이 지난 3월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에서 발생한 '재력가 살인사건'에 연루됐다고 발표했다. 빚 독촉에 시달린 김형식 시의원이 친구 팽모 씨에게 피해자 송모 씨의 살해를 사주한 것.
경찰은 채무 관계에 있는 수천억 원대 재력가 송씨를 살해하도록 사주한 김 의원을 구속했다고 밝혔으며, 송씨를 살해한 팽씨도 구속했다.
팽씨의 진술에 따르면 김형식 의원은 송씨로부터 "빌려준 돈을 빨리 갚지 않으면 6·4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못하게 만들겠다"는 압박을 받았다. 이에 따라 김 의원이 자신에게 송씨를 죽여달라고 부탁했다는 것이다.
이후 팽씨는 중국으로 도피했다가 지난 5월 22일 선양에서 중국 공안에 의해 체포됐다. 구금돼 있던 중국 구치소에서 팽씨가 김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체포된 사실을 알렸지만 김 의원은 "네가 한국에 들어오면 난 끝이다. 스스로 목숨을 끊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실제로 팽씨는 구치소에서 여러 차례 자살을 기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팽씨와 김 의원은 약 1년 6개월간 범행을 모의했으며, 김 의원은 송씨의 일정과 출 퇴근 시간, 동선 등을 자세히 파악한 뒤 팽씨에게 흔적을 남기지 않고 살해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행동방침을 지시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팽씨는 범행 당일 인천에서 강서구 내발산동 범행 장소로 오면서 택시를 수차례 갈아타고 일부러 멀리 떨어진 곳에서 내려 걸어가는 등 추적을 어렵게 했다. 범행 이후에도 택시를 4차례나 갈아타면서 도주했고 인근 야산으로 이동해 범행에 사용한 흉기와 옷가지 등을 불태워 증거를 없앴다. 김 의원과 팽씨는 연락을 주고받을 때에도 대포폰과 공중전화만을 사용하는 치밀함을 보였다고 경찰은 이야기했다.
하지만 김형식 의원은 범행 일체를 부인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