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낙찰 속출 경매시장, “시세보다 높아” 포기도 늘어

6월 재매각 아파트 전달 대비 24% 가량 증가

[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경매에서 감정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아파트를 낙찰 받았다가 낙찰가보다 낮은 시세를 보고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단 낙찰을 받고 보자는 ‘묻지마 입찰’로 과열된 경매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1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재매각으로 나온 아파트 경매 건수는 전달(134건)보다 23.9% 늘어난 166건으로 조사됐다.

경매 재매각 물건은 낙찰자가 잔금납부 기한(통상 낙찰일로부터 40일) 내에 입찰 보증금을 제외한 경매 잔금을 납부하지 않고 최종 낙찰을 포기해 다시 입찰에 부쳐지는 것이다.

재매각 물건은 올 1월 94건, 2월 91건, 3월 93건에서 4월 140건, 5월 134건, 6월 166건으로 증가세다. 재경매가 통상 낙찰일로부터 두 달 가량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2~4월 낙찰자의 포기 사례가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재매각으로 나온 166건은 4월 아파트 전체 낙찰건수(1734건)의 9.6%를 차지한다. 4월에 아파트 낙찰 받은 10명중 1명은 최종 낙찰을 포기한 것이다.

낙찰을 포기하게 되면 입찰 당시 납부한 최저 입찰예정가의 10%를 받지 못하는 데도 낙찰 포기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은 고가 낙찰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매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면서 주변 시세보다 높은 수준으로 낙찰을 받은 사람들이 향후 낙찰가를 시세와 비교해보고 입찰보증금을 포기하면서까지 잔금을 납부하지 않는 것이다.

실제 낙찰 포기가 많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4월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의 비율)은 전국 86.4%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지방의 경우 2월과 5월에는 낙찰가율이 90%를 넘기도 했다. 지방 아파트 재매각 건수도 지난 1월 39건에서 지난달 112건으로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 회복 기대감에 젖어 시세와 비슷하거나 높은 낙찰은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