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을 계기로 원·위안화 직거래시장 개설이 가시화되는 등 양국간 금융협력이 더욱 구체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일 정부당국에 따르면 3일로 예정된 시 주석과 박근혜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원·위안화 직거래시장 개설에 대한 공동 협력방안이 발표될 예정이다.
중국은 위안화 국제화를 필두로 각종 금융개혁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홍콩과 싱가포르, 런던 등 주요 선진국은 이미 위안화를 통해 자국의 금융산업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같은 위안화 위상 제고 움직임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위안화 직거래시장 개설은 이같은 맥락에서 정부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포함시켜 추진과제로 선정한 사안이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중국과의 무역거래가 많아 실물에 기반해 위안화 거래가 늘어날 수 있는 여건을 지녔다"면서 "정부가 위안화 수요 촉진을 위한 촉매 역할로서 인프라를 구축한다면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 간 관계는 금융부문보다 실물부문의 비중이 크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교역상대국 중 중국은 21.3%로 가장 컸다. 중국 역시 한국이 넷째 교역상대국(5.5%)에 해당된다. 한국의 대중국 직접투자는 지난해 48억4000만 달러로 중국(4억8000만 달러)의 10배 수준에 달했으며, 한·중 인적교류 현황만 봐도 1992년 수교 당시 13만명에서 지난해 830만명으로 무려 64배 늘었다.
한·중 양국은 지난 2009년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고 2011년 이를 64조원으로 확대하는 한편 지난해는 이 자금을 무역결제에 지원하는 데에도 합의했다.
하지만 양국 간 수출과 수입에서 사용하는 결제통화는 여전히 95% 가량이 달러화다. 중국에서 외국인 투자자에게 주어지는 투자 자격인 위안화적격외국인투자자(RQFII) 자격의 경우 우리나라는 19개, 한도는 37억6800만 달러로 전체의 7.3%와 7.1%에 불과하다. 상하이 자유무역시범지대(FTZ)의 경우 한국에서는 아직 진출한 사례가 없다.
조익연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 4월 한 포럼에서 "한·중 양국 모두 경제규모 및 무역량에 비해 외환시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왜소하다"면서 "자국통화의 국제화와 양국간 통화협력이 필요하다"며 한·중 금융협력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상호 이해에 기반한 금융협력 공감대를 구축하고, 다양한 시범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면서 한·중 정책당국 및 민간부문의 협의채널 구축, 양국 금융기관 상호진출 확대 및 규제 완화 등을 향후 과제로 제시했다.
안유화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은행들이 자금 조달 측면에서 위안화 예금기반을 확충할 수 있도록 중국 내 자금시장에 참여를 요청해야 한다"면서 "아울러 위안화 표시채권 발행, 위안화 표시 금융상품 개발 및 거래 확대 등 투자 및 운용시장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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