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구 주주를 대상으로 지난달 25일 청약 마감한 주주배정 유상증자 결과 발행예정주식수 2700만주에 2800만4132주를 청약해 청약률 103.72%를 기록했다. 이어 3일까지 청약한 주주들이 대금 납입을 완료해 동국제강은 1806억3000만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유상증자에는 특히 동국제강과 포괄적 제휴 관계에 있는 JFE가 참여했다. JFE는 계열사인 JFE스틸 인터내셔널 유럽을 통해 청약을 신청 총 1293만1548주를 배정받았다. 납입금액은 약 250억원(20억엔)이며, 지분율은 14.88%에서 14.56%로 변동됐다.
동국제강측은 선대회장인 고 장상태 전 명예회장 때부터 이어지고 있는 양사간 파트너십에 따라 JFE가 동국제강을 지원하는 한편 기존 보유하고 있던 지분율을 유지하기 위해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국제강과 JFE의 제휴는 고 장 회장이 생전 마지막으로 일궈낸 성과다. 1997년 이후 철강업계는 이합집산이 본격화 됐다. 업체간 통폐합과 더불어 기업간 전략적 제휴 바람이 분 것도 이 시기다.
동국제강도 IMF 사태 이후 정부 차원에서 대기업의 부채비율 감소와 경영정상화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었던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을 시도하고 있었다. 동국제강은 가와사키제철(2002년 일본 YKK와 합병해 JFE로 출범)과 접촉을 통해 이 같은 뜻을 전했고, 1999년 7월 29일 장 회장과 에모토 간지 당시 가와사키제철 사장과 상호협력 기본협정서에 서명함으로써 실현됐다.
조인식 당일 장 회장은 가와사키제철 중역들 앞에서의 연설을 통해 이번 제휴를 ‘결혼’과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우리는 가와사키제철에 ‘시집간다’는 각오로 사운을 걸고 이번 협력관계에 임하고 있다. 결혼해서 공동운명체가 되기 위해서는 서로 존경하고 신뢰해 나가지 않으면 절대로 원만히 나갈 수 없다”고 밝혔다. 이 협정서에 서명한지 4개월 후 장 회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났고, 2000년 4월 4일 별세했다.
‘결혼’으로 맺어진 양사의 관계는 장세주 회장 체제로 전환된 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동국제강은 JFE로부터 원재료 구매, 자본투자는 물론 기술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 하고 있다. 특히 한·일 관계 악화로 국가간 대치국면을 맞고 있는 상황속에서도 양사는 흔들림 없는 협력을 이어가고 있어 양국 기업간 관계 회복의 상징으로 부각되고 있다.
장세주 회장은 “동국제강과 JFE은 상호 지분 보유는 물론, 노조, 경영, 생산, 기술연구 등 전 분야에 걸쳐 연결되어 있는 운명공동체”라며, “협력의 시너지를 발전시켜서 세계적인 불황을 함께 극복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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